[글로벌 라운지]아마존 웹 서비스 이끄는 앤디 재시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서비스로 불린다. 메이저리그는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통해 선수 통계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30개 모든 경기장의 팬들에게 전송을 하고 있다. 미국 금융산업 규제기구(FINRA)도 매일 300억건 이상의 주식 거래를 저장하고 분석하는데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매달 수십억시간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60개 국가의 5000만 고객들에게 제공하는데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 서비스에 의존하는 이들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앤디 재시(Andy Jassy) AWS 부사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앤디 재시는 AWS를 선두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도록 만든 인물이다.
세계 모든 이들이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선두업체로만 알고 있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부인 AWS도 2위 업체와 3배 가까운 시장 점유율 격차를 보이면서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AWS는 작은 소매업체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100만곳 이상의 고객사들을 위해 후방 지원업무를 제공한다. 주로 온라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재고 관리, 데이터베이스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50세인 앤디 재시는 하버드 MBA 과정을 마친 이후 1997년부터 줄곧 아마존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관련 업계는 AWS가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됐다. 아마존은 처음으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익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AWS가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63억달러의 매출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후 AWS의 실적 순항은 우상승하고 있다.
AWS의 이익이 발표 이후 재시의 역량이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그는 칭찬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AWS가 전에 없던 큰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현금이 풍부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들의 위협이 날로 커지고 있었다. 재시는 “이럴 때가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재시는 초창기 아마존의 음악 사업을 잘 이끌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2년 제프 베저스(Jeff Bezos) 아마존 회장의 ‘기술 조교’ 중 한명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1년 가량 아마존 최고경영자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고위임원이 될 훈련을 받았다. 재시가 AWS를 처음 구상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당시엔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많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자 장애물이었다. 데이터 센터 구축은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갔다. 때론 과도한 비용의 서비스 이용 계약까지 체결해야 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 분야에서 자체 전문 기술을 갖고 있었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었다.
재시는 아마존이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다른 기업들과 온라인상에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들이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전산처리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구상이었다. 지금은 ‘공공 클라우드’ 모델로 알려진 개념이다. 재시 부사장은 2003년 10월 사업 승인을 받았다. 그 후 2년6개월 동안, 재시의 개발팀은 2가지 원칙을 고수했다. 첫째, 아마존 서비스는 인프라 고정 사용료를 선불로 받지 않고 사용한 만큼만 돈을 받았다.
재시는 “기숙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한 만큼만 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둘째, 시스템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어야 했다. 인터넷 접속자 수나 데이터 용량이 급증할 경우, 고객들이 AWS 네트워크에서 더 많은 사용 공간을 즉시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2006년 초가 되자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은 IT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의적절하게 가동 준비를 마쳤다. 재시는 재정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불가능한 중소기업과 신생기업들을 집중 공략했다. 초창기 고객사 리스트를 보면, 파일공유 서비스업체 드롭박스(Dropbox)와 숙박 네트워크업체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AWS가 확장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성도 함께 커져 나갔다.
하지만 AWS의 획기적인 전환점은 2009년 찾아왔다. 당시 미디어 스트리밍 선두업체였던 넷플릭스가 AWS 인프라에 100% 의존하는 첫번째 상장 대기업이 된 것이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AWS를 이용하고 있으며, 3만~5만개의 가상 서버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넷플릭스의 AWS 채택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대기업과 기관들도 AWS에 대한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 AWS의 글로벌 고객사 중에는 삼성, 컴캐스트(Comcast), 제약업체 노바티스(Novartis) 등이 있다. AWS는 2013년에 CIA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AWS의 매출이 2008년 이후 매년 40%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AWS는 더 이상 이 시장을 독점하진 못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와 구글의 플랫폼이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출시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 IBM과 오라클(Oracle)도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AWS는 자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상품인 다이렉트 커넥트(Direct Connect)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앤디 재시는 경쟁사들을 따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클라우드 세상 속에서 벌어지는 IT 기업들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