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인권유린 사례는 단기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해 불법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서 주로 일어나는 것이 사실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외국인산업연수생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중소벤처신문은 문화와 생활습관이 다른 이국 땅 한국에 와서 훌륭한 산업역군으로 거듭 나고 있는 외국인산업연수생들의 성공적인 한국생활 적응 과정을 시리즈로 게재해 불법체류자의 온상으로 알려진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자 한다.<편집자 주>

기아자동차 전차종 프레임을 납품하는 서진산업(대표 배석두). 수출 호조세를 타고 있는 자동차 덕분에 생산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일요일까지 반납했던 서진산업은 지난해 매출 3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건전한 창업정신과 최고를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 그리고 끊임없는 창조성과 성실한 가치관으로 무장된 서진산업은 지난 72년 창업돼 전국 각지에 8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자동차 프레임 및 바디생산 전문 부품업체다.
지난 97년 주요 납품처였던 기아자동차의 부도와 동시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여파가 밀려왔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 덕분에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경직화된 국내 노동시장 때문에 전체 인력의 20% 정도를 비정규직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인력운용이 가능한 외국인산업연수생을 채용 1순위로 꼽고 있다.
서진산업 군포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78명. 이중 10명이 태국출신 외국인산업연수생이다.
“IMF 사태이후 내국인들의 3D업종 기피와 급격히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외국인 연수생의 활용은 필요한 인원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는 동시에 저렴한 노동력과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작업공정의 대부분을 로봇이 처리하는 서진산업은 로봇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세부 작업을 연수생들에게 맡긴다. 지난 95년부터 태국 연수생들을 활용해온 이 회사에 연수생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사측은 생산라인에 필수적인 연수생들을 위해 부와 건강을 기원하는 태국 전통축제가 열리는 4월에는 안산에 있는 태국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 잔치를 여는 등 연수생 氣살리기에도 남다르다.
또 연수생이 1년 연수기간을 마치고 취업자로 전환될 때 본국으로 15일간의 휴가를 보내줘 휴식과 가족상봉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배려한다.
“한국어에 익숙한 연수생을 반장으로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연수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반장에게는 특별수당을 지급하며 인원이 부족한 사업장에는 오랜 경험을 가진 외국인들을 배치해 원활한 라인가동과 불량률을 줄여 꾸준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폰차이(40)씨는 한국 행을 결심한 후 7개월 동안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결과 일상적인 언어소통에 지장이 없는 경우.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이었던 폰차이씨는 현재 반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에 오기전 대만에서 2년간 체류하며 연수 경험이 있는 폰차이씨는 13살과 12살의 연년생 자식들을 위해 한국 행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공부를 잘하는 둘째 딸의 대학진학 꿈을 이뤄주기 위해 머나먼 한국에서의 생활을 묵묵히 참아내고 있다.
“연수생들의 편의를 위해 회사에서 직접 태국으로 송금을 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연수생활에 필요한 제반시설과 경제적 지원으로 만족도를 높인 결과 연수생의 이탈률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서진산업은 최근 8천만원을 투자, 냉·난방시설을 완비하는 등 기숙사 수리를 끝냈다.
2층 침대를 들여놓아 한방에 10명 정도의 연수생이 사용하고 있다. 거실과 주방이 마련돼 있어 원하는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 있고 한겨울에도 속옷 차림으로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난방이 잘 돼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서진산업에서 연수생들이 받는 월 급여는 120만원에서 130만원 수준. 여기에 1년차 연수생에게는 10만원, 2년차 이상은 20만원을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연수생을 총괄하는 이대화 대리는 “만기 연수생을 내보낸 후 충원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너무 길다”며 “연수생 쿼터를 늘려 교체주기를 단축해야 원활한 인력수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 태국출신 연수생 솜팻씨가 서진산업 군포공장에서 자동차 프레임 용접로봇을 작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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