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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KT&G‘백복인 2기’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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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2호] 승인 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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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삼 에브리타임’ 대박에 전자담배 ‘릴’안착 가시화
‘2025 글로벌 빅4 꿈’모락모락

지난 3월31일은 KT&G가 창립 31주년을 맞은 뜻깊은 날이었다. 이날 대전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창립기념일 행사를 개최했다. 독자들 중에는 KT&G가 창립한 지 31주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면 의아해할 수 있다. 원래 KT&G의 시작은 135년 전에 시작됐는데, 모태는 1883년에 설립된 국영 연초제조소인 순화국(順和局)이라고 보면 된다.
KT&G의 출발은 연초를 제조관리하던 곳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이후 전매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한국전매공사로 전환된 1987년 4월1일을 지금의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도 사명은 여러차례 바뀌었다. 1989년에는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사명을 바꿨다가 2002년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KT&G로 정해진 것이다.
창립 31주년 기념행사였지만 이날 행사는 KT&G가 걸어온 지난 135년의 역사에 대한 회고와 함께 새로운 비전에 대한 조직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자리가 됐다. 이 자리에는 백복인 KT&G 사장이 나서서 도전과 성장, 변화와 신뢰, 상생과 협력의 3대 경영 아젠다를 제시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Big4’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적 신임으로 연임 확정
백복인 KT&G 사장이 2025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한 것은 허무맹랑한 목표가 아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때마침 지난 3월 KT&G 사장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는 2015년에 취임한 이후 자신의 경영 1기를 마무리 짓고 지난 3월16일 제31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으면서 2021년까지 경영 2기 백복인호(號)의 출항을 알렸다.
그래서 지난 3월31일에 열린 창립 31주년은 그가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비전과 목표로 KT&G의 항로를 결정할지를 선포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였던 것이다. 그가 연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결국은 KT&G의 실적을 통해 자신의 경영 리더십을 보여줬기에 그렇다. 백 사장이 지난 2015년 KT&G 사장에 취임한 이후로 회사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데, KT&G 전체 연결 기준 매출을 기준으로 2015년 4조1698억원, 2016년 4조5033억원, 지난해에는 4조8144억원으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와중이다.
백 사장의 연임을 두고 KT&G 주주 간의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선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고, 기업은행과 성향이 비슷할 걸로 추정됐던 국민연금은 중립 의견을 냈다. 결국에는 외국인 주주들 대부분이 연임 찬성에 손을 들어주면서 연임이 결정된 것이다.
여기서 외국인 주주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들은 기업의 실적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백 사장이 그간 3년간 KT&G의 매출을 잘 끌어올려줬기에 충분히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나 싶다. KT&G는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을 잘 쓰는 기업으로 특히나 높은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 지난해 주당 3600원을 배당했는데, 올해는 11%나 인상된 4000원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확실히 KT&G 주식은 대표적인 배당주다.
여기서 KT&G의 실적을 이야기할 때는 ‘트리플 매출 1조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 국내 담배와 해외 담배 수출은 물론 홍삼까지 매출 1조원이 넘는 사업군이 3개나 된다. 우선 해외시장에서의 매출 동향부터 짚고 가자면, KT&G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48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백 사장이 취임한 2015년에는 8073억원이었는데, 2016년 9414억원을 찍고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해외에서 판매된 KT&G의 담배는 개비 단위로 따지면 554억개비나 된다고 한다.
KT&G가 해외 수출을 시작한 것은 창립한 이듬해 1988년부터였다. 처음에는 KT&G의 해외실적은 미미했다. 진출을 시작하고 10년이 넘은 1999년만 하더라도 한해 26억개비밖에 판매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판매량 증가에 불을 붙이게 된 계기가 바로 2002년 민영화 이후였다. 전 세계 담배 시장은 치열한 다국적 기업들의 대결인데, 그 틈바구니에서 KT&는 세계 50개국에 수출을 하고 글로벌 순위 5위에 올라서게 된다. 가장 큰 수출시장은 러시아와 중동시장으로 KT&G의 상품인 에쎄(ESSE), 파인(PINE) 등의 인기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까지 진출을 하고 있으며, 발 빠른 물량 공급을 위해 KT&G는 현재 러시아, 터키,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공장을 가동 중에 있다.

백복인 사장은 전천후 전문가
KT&G의 100% 자회사인 KGC인삼공사가 나머지 매출 1조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구심점을 담당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지난해 매출실적은 정확히 1조1076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무려 전년대비 20% 넘게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KGC인삼공사의 대표 상품은 홍삼이다. 우리나라에서 홍삼은 국민보약으로 자리잡고 있다. 원래 홍삼의 주요 소비층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는데, 2015년 이후 그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한다.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실적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백복인 사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최근 3, 4년 사이에 메르스 사태, 독감유행, 미세먼지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건강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20~30대까지 확대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KGC인삼공사가 젊은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 성공을 한 것이다. 특히 홍삼 사업에 있어 점프를 할 수 있었던 때가 바로 2016년이었다. 가볍게 짜먹는 ‘홍삼정 에브리타임’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전년 대비 190% 성장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담배 회사가 건강종합식품에서도 선전을 하는 것은 KT&G의 포트폴리오에 있어 상징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된다.
이렇게 국내 담배, 해외 담배, 홍삼 3박자가 두루 맞으면서 백복인 사장이 이끄는 KT&G는 분명 외형적인 면에서 쾌속질주를 하고 있다. 여기에 백복인 사장은 위기대응에서도 신속한 결단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는 국내 담배시장이 대변혁을 겪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바로 전자담배인 궐련형 담배 열풍 때문에 그렇다. 지난해 6월에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출시했고, BAT가 글로를 선보이면서 한국에는 때 아닌 전자담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기적으로만 보면 KT&G는 전자담배 릴(lil)을 지난해 11월 출시했고 분명 후발주자였다. 아이코스와 글로를 쫓아가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KT&G는 두 선두기업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늦었지만 제대로 한국 소비자를 겨냥하자’는 전략으로 릴을 던졌다. 무게도 90g로 휴대성을 높였고, 담배 맛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담배 맛에 유사하도록 구현했다. 그러자 릴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하면서 아이코스 등 외국산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것도 서울지역 편의점 7800여개소에만 우선 판매하면서 세운 기록이었다.
KT&G는 2012년부터 국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자담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아이코스 등 외국브랜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일반 담배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충분히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성장의 고삐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KT&G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원래 대다수의 국가들이 담배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토종 담배회사들이 글로벌 담배기업에 밀려서 맥을 못추다가 인수합병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한국시장은 개방 이후 30년이 넘었는데도 KT&G가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60% 시장을 지키고 있는 아주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3월 31일 백복인 사장이 글로벌 4위로 성장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것이 공염불이 아니라는 믿음이 간다. 백복인 사장은 KT&G가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경영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1993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입사한 이후 마케팅, 생산, 전략, R&D를 두루 거치면서 담배와 인삼 사업 전반을 경험했다. 2012년 KT&G가 60%대 시장 점유율을 처음으로 기록한 데에는 당시 마케팅본부장인 백복인 사장의 힘이 컸다고 한다.
특히나 백 사장은 KT&G가 지난 2008년 해외 1호 공장으로 설립한 터키공장을 주도했고 터키법인장을 직접 지내기도 하면서 글로벌 사업 맨 앞에서 일해 본 경험도 충분하다. 이제 그에 앞에 남은 과제는 우선 순위로 말하자면, 전자담배 릴이 완전히 안착하고, 경쟁 기업 보다 우위에 서야 하며, 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출을 계속 늘려야 하는 것이다.
KT&G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복인 사장이 글로벌 기업의 수장답게 원대한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짜릿하게 달성하기를 희망해 본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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