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不遷怒 不貳過<불천노 불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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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不遷怒 不貳過<불천노 불이과>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163
  • 승인 2018.04.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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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顔淵)은 공자의 수제자다. 3000명에 달하는 제자 중에서 학문과 수양이 가장 뛰어나 공자로부터 큰 기대를 받은 인물이었다. 심지어 공자는 제자 자공과의 대화에서 ‘안연이 나보다 더 뛰어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공자는 ‘하늘이 나를 버리시는구나!’라며 탄식을 했다.
이처럼 뛰어난 제자였기에 공자는 안연이 죽은 후에도 수시로 사람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논어> ‘선진’에 실린 일화이다.
계강자가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제일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연이라는 제자가 학문을 좋아했는데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 후로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문하에 있는 제자들이 들으면 좀 섭섭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공자는 안연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물음을 노나라의 군주 애공(哀公)으로 부터도 받았다.
애공이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제일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연이라는 제자가 배우기를 좋아해서,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두번 저지르지 않았는데(不遷怒 不貳過),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 그 후로는 아직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역시 같은 대답이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말해주고 있는 점이 다르다. 지금은 배움과 학문이라고 하면 지식을 쌓는 것을 뜻하지만, 당시에는 사람됨을 수양해나가는 것을 근본으로 삼았다. 덕성(德性)을 쌓고 도(道)를 추구하는 것이 배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따라서 공자는 호학(好學)의 의미를 ‘분노를 남에게 옮기지 않는 것’과 ‘같은 잘못을 두번 다시 저지르지 않는 것’에 뒀다. 이 두가지가 가장 높은 수양의 경지라는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가장 지키기 어려운 덕목이라는 의미도 있다.
잘못을 두번 다시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자기반성, 성찰(省察)의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 혹은 환경의 탓만 하는 사람은 결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다. 단지 잘못을 범했을 때 그것을 고쳐서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며, 잘못이 타성처럼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불이과’의 가르침이다.
분노는 대부분 사람으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이기에, 그 감정을 푸는 것 역시 사람에게 하게 마련이다.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김으로써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큰 어려움을 불러오기도 하는 것이다. 심지어 순간의 분노를 절제하지 못해 인생을 망치는 사람도 흔히 보게 된다.
그래서 공자는 ‘불천노’를 가르쳤다. 분노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풀면 반드시 더 큰 분노로 되돌아오기에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자는 분노가 솟아오를 때의 대처법도 알려 주고 있다.
‘분할 때는 그 뒤에 생겨날 수도 있는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라(忿思難)’‘어려움을 생각하라’는 분노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잠깐 멈추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라는 가르침이다.
‘불천노 불이과’무책임과 무절제가 만연하는 오늘날, 더 절실히 새겨야 할 정신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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