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무-대전대학교 겸임교수

“싼 게 비지떡”이란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싼 제품은 품질도 나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속담에는 또 하나의 숨겨진 의미가 있다. 비지떡이 넉넉한 인심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해석은 다음과 같다. 충청도 산골에 주막집이 있었는데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들이 자주 들르던 곳으로 하루 묵어가는 가난한 선비들에게 풍성한 대접을 한 뒤에 떠나는 선비에게 보자기 하나를 선물로 줬는데 선비가 이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싼 게 비지떡입니다.” 가시다가 출출할 때 요기하세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때의 비지떡은 싸구려의 의미가 아닌 주막집 주모의 훈훈한 인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비지떡 같은 저가 상품을 훈훈한 인정이 담긴 상품으로 고객에게 인식시켜 고객만족을 충족시킬 방법은 없을까. 하기야 최근의 비지떡은 다이어트식품, 자연식품으로 웰빙시대를 맞아 종전의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가 생겨나기도 했다. 시대가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바꾸 놓은 것이다.
1000원 숍이 성업 중이고 초저가 전자제품은 홈쇼핑 등에서 매진을 알리며 판매고를 제고하고 있다. 여기에 숨겨진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 팔면 된다.
최근의 생산기술은 품질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 브랜드에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기 시작했다. 때문에 종전의 저가 상품에 따라다니던 싸구려, 저질 등의 이미지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 거품을 뺀 정직한 가격, 새로운 상품 등의 이미지를 심으면 고객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현장의 사례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최근 화장품 업계의 중저가 제품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미샤는 외국 유명제품과 당당히 겨루겠다는 비교품평회를 제안하는 등 공격마케팅과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세련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갖은 톱스타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해 미샤는 ‘고급스럽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화장품은 고가이고 외제가 좋다는 선입견을 깨고 저렴한 제품의 고품질화를 선언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종합식품전문기업 사조해표의 선물세트는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사정을 고려해 ‘실속형’ 중저가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구성하면서 고급스런 디자인을 적용해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선물의 품격을 높였다. 또 안심따개 적용으로 안전성을 강화한 참치, 연어 등 ‘안심따개 캔’ 시리즈와 100% 우리돼지 통살을 사용한 캔햄 ‘안심팜’ 등 다양한 ‘안심제품’을 선물세트에 확대 구성하면서 받는 사람의 건강과 안전까지 고려한 마케팅을 시도 매출증대를 꾀했다.
에뛰드하우스는 중저가 화장품으로 ‘걸리시마케팅(girlishMarketing)’을 시도해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걸리시마케팅은 10대 소녀 취향의 소비자 심리를 겨냥한 전략으로 성년이 된 후에도 어린 10대처럼 보이고 싶은 여심을 공략하는 마케팅이다. 걸리시마케팅의 특징은 제품의 외향을 더 귀엽게 만들고 10대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기용하고 핑크색을 사용하는 등 공주 콘셉트로 여성고객의 마음을 사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고품질화를 선언할 수 있는 것은 제품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에서 초고효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성공한 평가를 받고 있는 지오다노가  톱스타 전지현을 광고에 내세우고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고급화를 시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병무-대전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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