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GS리테일, 랄라블라 론칭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는 의약품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잡화, 식료품 등을 파는 상점입니다. 드러그 스토어의 원조는 미국입니다. 미국의 번화가나 터미널 부근에서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면서 이제는 미국의 대표적인 편의상점으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한국에서는 의약품 중심의 드러그 스토어 개념보다는 뷰티 중심의 H&B(Health&Beauty) 스토어 형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부 비처방약을 빼곤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화장품과 건강식품 위주로 운영되는 겁니다.
매장 안에 수많은 화장품이 즐비하기 때문에 한국의 H&B 스토어는 여성들이 즐겨 찾는 놀이터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부동의 H&B 스토어 1위는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입니다. 그리고 2위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왓슨스(Watsons)였는데요.
최근 GS리테일이 왓슨스의 간판을 바꿨습니다. 랄라블라(lalavla)로 개명하고 공격적인 출점을 선언한 겁니다. 왓슨스는 글로벌 유통업체 A.S왓슨이 운영하는 글로벌 체인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매장만 6300개가 운영되고 있는 영향력 강한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왜 GS리테일은 세계시장에서 검증된 글로벌 간판을 내리고 토종 브랜드로 새출발을 하는 걸까요. 결별의 가장 큰 원인은 올리브영에 있을 겁니다. CJ 올리브영은 1999년에, GS 왓슨스는 2004년에 각각 한국에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2010년전까지 두 경쟁 브랜드의 확장성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인기가 크게 없었죠. 매장수는 2010년 전후로 각각 약 30개, 70개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좋은 상권, 목 좋은 장소에 올리브영과 왓슨스가 거미줄처럼 가맹점을 늘리기 시작한 겁니다. H&B 스토어의 황금기가 도래한 거죠. 지난해 올리브영의 전국 매장수는 970개를 기록합니다. 그런데 GS리테일의 성적은 어떠했을까요. 고작 180여개에 그쳤다고 합니다. CJ의 올리브영은 자체적인 토종 브랜드입니다. CJ는 자체적인 케이블방송 채널에 올리브영 전문 채널을 추가하기도 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는 지난 13년간의 전략을 되새겨 보면서 반전의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랄라블라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론칭을 하면서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겠다는 심산입니다. 운영 전략 면에서 왓슨스 때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허연수 대표는  가맹점 전략을 통해 영토확장에 나설 공산이 큽니다. 사실 왓슨스 시절까지만 해도 GS리테일은 무조건 직영점으로만 오픈을 고수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올리브영은 가맹사업을 발판으로 단숨에 점포수를 늘려나갔습니다.
물론 직영점과 가맹점 전략에는 서로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리브영이 가맹사업으로 점포수를 5배 이상 압도하면서 시장파워가 너무 커버린 겁니다. 랄라블라를 통해 허연수 대표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는 미지수입니다. 이제 GS리테일은 올리브영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우 전략도 해야 하지만, 자신을 뒤쫓고 있는 3, 4위 업체도 신경 써야할 상황입니다.
롯데쇼핑의 H&B 스토어는 롭스(LOB’s)입니다. 최근 이태원에 100호점을 열면서 랄라블라를 추격 중인데요. 올해만 50개가 넘는 신규 매장을 출점한다고 하니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이들과의 경쟁도 남아 있는 거죠. 이와 함께 유통 공룡인 신세계의 이마트가 선보인 부츠(Boots)가 있습니다. 신세계가 영국의 전통적인 유통기업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손잡고 운영하는 H&B 스토어입니다. 주로 고급 상품과 신세계의 다양한 자체상품을 강점으로 어필 중입니다. 랄라블라가 선두기업과 추격기업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필승의 전략과 각오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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