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자 수 증가폭은 줄고 실업자 수는 3개월째 100만명을 웃도는 고용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모습.

취업자가 2개월 연속 10만명 대에 그치고 실업자 수가 2000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음식·숙박업 등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이 큰 서민 일자리가 급감하고,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일자리는 증가 폭이 미미했다.

실업자수 석달 연속 100만명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올해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1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두달 연속 10만명대에 그친 것은 2016년 4∼5월에 이어 23개월 만이다. 올해 2월에는 취업자가 10만4000명 늘어나며 8년여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31만4000명이었다가 10∼12월에는 3개월 연속 20만명대에 머물렀다.
올해 1월에는 33만4000명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30만명대로 복귀했으나 2월에 10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3월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석달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2000년에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실업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3월 기준으로는 지난달이 실업자 수가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3월 기준으로는 2001년 5.1%에 이어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6%로, 2016년 11.8%를 기록한 후 3월 기준으로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5세 이상이 12.2%로 작년 3월보다 0.8% 포인트 높아졌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4%로 1년 전과 같았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두고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과거에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던 건설업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고 인구 증가 폭 자체가 상당히 줄었다”며 “지난해 3월 취업자 증가 폭이 46만3000명에 달해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판매업 등 ‘서민일자리’ 14만개 줄어
당국은 취업자 증가를 이끌던 50대의 고용률이 하락하는 추세이고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시기가 약간 늦춰지면서 지난해에는 2월에 실업자에 포함되던 응시자가 올해는 3월에 실업자에 반영된 것도 고용 지표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고용지표의 세부 항목을 들여다 보면 서민 일자리가 다수 포함된 판매종사자,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부문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3만7000명이 감소한 부분이 눈에 띈다.
두 부문은 제빵원·자동차 정비원·매장 판매원 등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큰 직군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전년 동기 대비 사라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2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명이 줄어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부문 역시 일용직 비율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 업종이다.
학력별 실업자 수를 보면 중졸 이하 계층에서 전년 대비 52.4%(5만4000명), 고졸은 16%(7만2000명)가 늘어났다. 반면 대졸 이상에서는 1%(6000명)가 감소해 실업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15~19세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6%(2000명) 줄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감소 폭이 컸던 것도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로 해석된다. 10대 후반 취업자들이 대부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아르바이트·일용직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 관련 통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정규직 임금근로자를 뜻하는 ‘상용근로자’ 증가 폭은 2년 연속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용근로자 수 증가율은 2016년 3월 3.7%를 기록한 후 2017년 3월 3.1%, 2018년 3월 2.3%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 0.3% 느는데 그쳐
산업별 구분에서도 선호 직군이 많은 산업의 성장세는 더뎠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55만4000명, 정보통신업(통신, 컴퓨터, 시스템 통합·관리 등) 취업자는 81만명으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3%, 2% 느는데 그쳤다.
이외 산업별 취업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8000명, 4.6%),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9000명, 5.7%), 건설업(4만4000명, 2.3%),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4만4000명, 10.5%)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 -2.5%), 교육서비스업(-7만7000명, -4.0%), 부동산업(-3만명, -5.7%) 등은 취업자가 줄었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3월보다 4만1000명(-0.7%), 무급가족종사자는 4만3000명(-4.1%)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3월보다 2만2000명(0.1%) 증가했다
지난달 시·도별 실업률을 살펴보면 대구(5.7%) 서울(5.5%) 경북(5.4%)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제주(2%) 강원(2.7%) 세종·충북(각각 3%)이 낮게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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