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동아오츠카의 CM송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 C~”라는 CM송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 CM송은 중독성이 강한 걸로 유명합니다. 낯익은 멜로디와 노랫말이 반복되는 후크송인데요. 강한 멜로디의 반복성 때문에 이 CM송은 소위 ‘수능 금지곡’으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몇년 전에는 광고대상 특별상을 받았었죠.
CM송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맴도는 게 가장 중요한데, 오로나민C의 CM송은 최근 들어 가장 히트한 CM송으로 인정할만 합니다.
귀에 착착 감기는 CM송 덕분인지 오로나민C는 매출 대박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2015년 2월에 처음 출시했는데, 그해 매출이 무려 11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보통 오로나민C가 진출한 국내 드링크시장은 상당히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런 시장에서 첫해 매출이 100억원 이상 나온 것은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어 2016년 200억원을 돌파하고 지난해는 34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3년 사이 3배 이상 승승장구를 한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공비결의 원동력을 CM송의 효과로만 이야기하기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동아오츠카가 노린 마케팅의 핵심은 이른 바 ‘덕후 마케팅’입니다. 덕후라는 말은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데요. 오로나민C의 광고 영상을 즐겁게 따라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제품 출시 후 3년간 네티즌을 통해 수많은 패러디 콘텐츠가 만들어졌습니다.
TV 광고가 문화현상을 만들어내는 건 힘듭니다. 상업적인 목적을 띠고 광고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거 다 팔려고 저러는 거야”하고 말죠. 보통 문화 현상을 일으키는 콘텐츠는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뮤직비디오나 드라마 같은 경우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각종 패러디로 화제를 불러 모이기도 했었죠. 그래서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 C처럼 식음료 광고가 문화현상을 만든 것은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열정적인 소비자들에게 답례를 하는 차원이었는지, 지난해말 동아오츠카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브랜드 팬클럽 ‘오로나민C 씨볼단’ 창단식을 열었던 겁니다. 식음료업계에서 팬덤 문화에 부응해 팬클럽 행사를 열어준 것도 정말 이례적인 일이죠.
동아오츠카에는 오로나민C 말고도 대한민국 대표 이온음료 브랜드가 있습니다. ‘포카리스웨트’ 음료 광고도 패러디가 많이 나올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 음료시장에서 광고 열풍을 이끌어낸 동아오츠카는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웅진식품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웅진식품이 적당한 가격에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전에 참여해 시너지를 모색하겠다는 것인데요. 현재 웅진식품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 지분 74%를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고, 매각대금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미래비전을 설계하는 사람은 양동영 동아오츠카 대표입니다. 그는 오로나민C가 출시된 2016년말에 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양 대표는 동아제약 영업맨으로 시작해 박카스 사업본부장, 동아오츠카 영업본부장을 거친 전문경영인입니다.
동아오츠카는 그가 대표를 맡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영업현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그는 올해 매출 목표는 300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내년에 동아오츠카는 창립 40주년을 맞이합니다.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는 동아오츠카가 새롭게 겨냥하고 있는 시장이 있는데요. 바로 할랄푸드 시장입니다. 먼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에 동아오츠카의 오란씨와 오라떼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를 거점 삼아 추후 할랄푸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포부입니다. 우리나라에 오로나민C 덕후를 만들 정도의 마케팅 능력이라면 18억명의 할랄시장에서도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릴 것이라 기대를 해봅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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