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독일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에서 최유순 지멘스 디지털팩토리본부 리더가 ‘민관합동 독일 스마트공장 정책연수단’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기존 공장 자동화의 연장선에서 보는 시선도 있다. 이렇듯 스마트공장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에 대한 개념 및 청사진이 다르다고 해도 스마트공장을 구성함에 있어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다.
지멘스가 생각하는 스마트공장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 최유순 지멘스 디지털팩토리본부 리더를 통해 들어봤다.
우선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에 대해 최유순 리더는 “스마트공장화는 기업 라이프 사이클에서 속도(Speed), 유연성(Flexibility), 제품의 질(Quality), 효율성(Efficinecy) 4가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즉, 제조업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접목함으로써 제품이 출시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한정된 생산자원 내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좋은 품질은 계속 유지·개발하면서 효율적인 생산 라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구축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는 ‘일자리 감소’다. 특히 실제 현장에서 작업자의 경우 스마트공장 구축에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유순 리더는 “스마트공장이 작업자 대신 모든 작업을 로봇과 시스템으로만 운영하는 ‘무인화 공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암베르크 공장의 경우 자동화가 75% 정도인데 상황에 맞게 고도화됐다고 보고 있다. 공장의 고도화라는 것은 100% 자동화된 공장이 아니라 작업에 따라 사람의 적용이 더 효율적인 곳은 사람이 작업을 하고, 로봇이 효율적이라면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 최적화라고 하겠다. 암베르크 공장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작업을 하는 현재의 상태가 최적화됐다고 보기 때문에 이 공장이 고도화된 공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수작업으로 인한 오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이나 마인드스피어 등이 필요에 맞게 적용될 수는 있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공장, 디지털 트윈을 하는 목적이다. 우리가 이것을 적용하는 목적은 자동화를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효율을 높여 기업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최 리더는 한국기업들에게 스마트공장을 논하기에 앞서 시스템 ‘현대화’부터 실현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암베르크 공장을 찾은 일부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우리 회사 자동화라인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자동차나 전자 업종의 경우 전반적인 자동화 수준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설계면 설계, 엔지니어링이면 엔지니어링, 이렇게 따로따로 단계별 자동화만 잘 이뤄져 있고 서로 연결이 잘 안 된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컴퓨터자동설계(CAD) 프로그램으로 뭔가를 디자인해도 그 정보를 그대로 엔지니어링 단계로 가져오지 못하고 별도의 프로그래밍 작업을 거쳐 연동해야 한다. 스마트공장을 구현하려면 이런 정보화 시스템을 별도의 인터페이스 없이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스마트공장 시스템 도입은 산업 특성과 기업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의 시스템을 ‘카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최 리더는 “한국 기업 중에는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인지 어느 곳에서나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찾아 곧바로 현장에 적용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이미 완벽하게 짜여진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과 시스템은 산업 특성과 기업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 맞춤화(customization)는 스마트공장 구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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