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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LG그룹‘4세 경영’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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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9호] 승인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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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타계로 ‘구광모號’출범
‘6인회’역할에 업계 촉각

지난주 재계는 큰 인물을 한명 잃었다. 지난 20일 오전 LG그룹을 23년간 이끌며 성장시켜온 구본무 회장이 여러 차례의 뇌수술 끝에 서울대병원에서 LG 집안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면서,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1975년 주식회사 럭키에 입사해 1995년 회장에 취임한 3세 경영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라는 애도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나 구본무 회장이 취임할 당시 LG그룹의 매출은 30조원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매출이 160조원, 재계서열 4위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경영적 능력은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 정부가 직접 주도해 반도체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LG그룹이 반도체사업을 현대전자로 넘기지 않았다면, 지금 LG그룹은 SK그룹 보다 앞선 2, 3위 재계 서열을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LG그룹의 큰 나무 역할을 했던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이후 LG그룹의 중차대한 미래 경영이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LG그룹의 독특한 가풍이 주목되고 있다. LG그룹은 철저하게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오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구본무 회장에 이어 그의 큰 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구광모 상무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그는 구본무 회장의 친아들이 아닌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삼아 장자승계 원칙의 후계구도를 준비해 왔던 것이다.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한 이후 지난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했고 지금은 ID사업부장 상무를 맡고 있다. ID사업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하는 사업을 말한다. 어찌됐든 LG그룹은 경영권 재편에 따른 여러 변화가 출몰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전자계열 분사 가능성도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LG그룹에 4세 경영인 체제가 신호탄을 울리고 있다. 이쯤에서 여러 추측과 예상을 해 보게 되는데,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그룹승계자가 정해지면 구본무 회장의 형제들은 경영일선에서 모두 물러나야 한다. 그러면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LG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준수하면서 형제들이 큰 분쟁없이 자신의 사업을 떼어내어 분사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단 LG그룹은 재계에서도 유난히 자식이 많은 집안으로 통하는데, 창업 1 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오면서 47명의 오너가(家)가 형성됐다. 현재 5대까지 자손이 번창 하면서 LG그룹의 가계도는 한장의 종이에 그릴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됐다. 그런데도 LG그룹에서는 ‘형제의 난’이니 ‘경영권 분쟁’이니 하는 잡음이 한번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온화한 가풍을 유지해 왔다.
그래서인지 구본준 부회장도 그간 장자승계가 있을 때마다 형제와 그의 아들들이 주요 계열사를 분리해 LS그룹이나 LIG그룹으로 분사했던 것처럼 LG그룹에서 독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추측이 나오는 것은 3세 경영인 중에 구본준 부회장만이 LG그룹에서 경영을 하고 있고 나머지 형제들은 분사를 했기에 그렇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둘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분사한 것은 1995년이고, 넷째 아들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도 함께 LG그룹에서 나갔다. 앞서 구자경 명예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때 그의 형제들도 모두 LG그룹과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분사를 했는데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 등의 행보가 그렇다.
그래서인지 4세 경영체제를 출범시킬 LG그룹에서의 경영권 분쟁 불씨를 남기지 않기 위해 구본준 부회장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하고 LG지분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전자 계열사를 인수해 분사하는 방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전자 계열사 분사에 대한 추측이 나오는 것은 구본준 부회장이 오랫동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했기에 그렇지 않나 싶다. 그가 분사할 계열사 후보로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다.

구광모+6인 전문경영인 체제
구본준 부회장의 행보는 조만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점을 6월29일 LG 임시 주주총회 기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이유인즉슨 이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인데, 구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있다면 구 상무에게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략 이러한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적중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후 LG그룹의 경영체제는 어떤 그림일까? 여기서 6명의 전문경영인들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구광모 상무는 LG그룹 지주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주요 계열사별 현장경영을 맡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에 그렇다.
당장 구 상무가 LG의 회장이나 부회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40세의 젊은 구광모 상무가 하루아침에 중앙집권적 경영권을 확보하기보다는 전문경영인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구 상무가 경영수업을 받은 기간은 입사연도로 따져도 이제 12년에 불과하고 할아버지인 구자경 명예회장이나 구본무 회장과 비교해도 실무경험이 짧다.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도 각각 20년간 실무경험을 쌓은 뒤에 회장직을 맡았던 전례를 살펴보더라도  구 상무가 그룹의 여러 사업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신사업과 투자를 담당하고, 앞서 언급한 6인의 전문경영인이 주요 계열사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구광모 경영체제가 연착륙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6인의 전문경영인은 어떤 면면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구광모 상무는 LG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먹거리를 제시해야 한다. 6인의 CEO들이 이를 풀어낼 핵심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6인의 CEO 중에서도 하현회 LG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하 부회장의 경우 구 상무의 경영수업 사수를 맡을 정도로 LG총수일가와의 인연도 깊다. 하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조성진 부회장도 구 상무와 같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CEO로 무엇보다도 최근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LG전자의 실적호조를 이끌어 낸 주역으로 평가 받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인물이다.

삼성전자와의 맞대결 다시 불붙나
LG그룹의 최대 경쟁자는 누가 뭐래도 삼성그룹일 것이다. 특이하게도 요즘 재계를 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이 3세 또는 4세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에 공정위가 삼성그룹 총수로 지정하면서, 앞으로 구광모 상무와의 경영능력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물론 재계 1위와 4위의 격차는 클 것이다. 대부분의 경쟁 사업에서 삼성이 LG를 앞서고 있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LG가 삼성을 이기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화학과 백색가전이다. 삼성그룹은 2015년부터 자사의 주요 화학계열사를 한화와 롯데 등에 매각하면서 화학사업을 정리했는데, 이제 삼성 SDI만이 삼성그룹의 화학사업체로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LG화학과 대결 국면에 서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만 25조6000억원으로 그룹의 핵심 중에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지만, 백색가전 분야에서 LG전자는 세계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구광모 상무가 이뤄낸 대결의 우위가 아니다. 이제는 자신만의 업적을 쌓아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래서인지 재계에서는 두 라이벌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바이오 분야를 예상하고 있다. 이미 삼성은 그룹의 핵심 성장사업으로 바이오 분야를 천명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계열사를 가동시키고 있고 중장기적인 투자를 10년전부터 쏟아 붓고 있다.
구광모 상무도 LG화학을 통해서 전문의약품은 물론이거니와 바이오의약품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미 LG화학은 그러한 수순을 밟고 있다. LG화학 매출 비중 중에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는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매출 55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535억원을 기록했다. 차세대 CEO로 급부상한 구광모 상무가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서 국내 Top1의 입지를 구축한다면, LG그룹의 4세 경영체제의 미래도 한층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상무는 출발선 위에 올라섰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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