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 중국 정부에 “전기차 배터리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양국 기업 간 경쟁과 협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중국 공업신식화부의 먀오웨이 부장(장관급)과 만나 양국 산업을 논의하는 한·중 산업장관회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 장관은 “한·중 산업협력은 새로운 흐름에 발맞춰 기존 산업의 부품 소재 중심의 협력관계를 벗어나 신산업 부문에서 공동파트너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특히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서 양국 간 협력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어 가면서 자동차산업의 판도 변화가 점차 도래하고 있고, 이런 산업판도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선 한국과 중국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한·중 산업장관회의는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경색됐던 관계가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된 이후 첫번째 고위급 산업협력 대화다.
백 장관은 “오늘 회의는 양국정상 간 한·중 관계 복원을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고위급 산업협력 대화라는 점에서 양국 모두에게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전날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벤츠 전기차를 형식승인했다는 소식을 백 장관에게 알렸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계속 배제되고 있어 중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 장관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이런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되면 형식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식으로) 중국 정부의 시그널이 (중국 완성차 업계에) 잘못 들어가 통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현지 완성차 업계에) 주는 (긍정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업계에 대해선 “어떤 배터리팩을 사용할지는 (중국 정부가 아닌 중국 완성차 회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중국 완성차 회사에 대한 마케팅으로) 한국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정부가 배터리업체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증하는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상태다.
백 장관은 먀오 부장과의 사전 면담에서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화이트리스트에 선정되고 북경 벤츠차가 형식승인을 통과한 건 의미가 있다”며 전기차 보조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중국에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날 한·중 산업장관회의에선 △자동차 △로봇 △생태산업 개발 △디스플레이 등 4개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공신부 국제경제기술협력센터 간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비롯,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신부 국제경제기술협력센터 간 ‘생태산업개발 및 녹색개발협력에 관한 MOU’가 각각 체결됐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먀오웨이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이 지난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중 산업장관 회의를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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