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라이벌]이베이코리아 vs SK플래닛

대한민국은 ‘인터넷 쇼핑 천국’이라고 부를 만큼 최적화된 온라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간단히 클릭 한번 하면 원하는 모든 것이 집 앞까지 배달됩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만물장수의 신기한 가방 속처럼 없는 게 없습니다. 자잘한 생활용품은 물론 세탁기나 냉장고처럼 제법 큰 상품도 인터넷 쇼핑몰로 간단히 구매하는 사람이 대거 늘었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 버튼을 누르면 빠르면 하루 이틀 안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또 실시간으로 쇼핑몰을 비교하면서 최저가격으로 상품을 선별해 주문을 하는 맛도 있죠.
인터넷 쇼핑몰에도 여러 형태의 사업모델이 있지만 그중 단연 손에 꼽는 곳이 오픈 마켓 쇼핑몰입니다. 오픈 마켓이라는 건 쇼핑몰 사업자가 물건을 쌓아두고 직접 판매하는 게 아니고 수많은 판매자와 더 많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을 뜻합니다.
오픈 마켓의 창시자는 1998년에 문을 연 옥션입니다. 이어서 G마켓, 11번가가 오픈 마켓 생태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줬습니다. 이들이 바로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1세대들입니다.
그리고 요즘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2세대 오픈 마켓 사업모델인 것이죠.
지난해 국내 오픈 마켓에서 거래된 금액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무려 70조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한해 70조원의 거래 대금이 오고가는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하루하루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할지 말 안 해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 시장에는 으뜸으로 꼽는 강자들이 있습니다. 오픈 마켓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을 양대 산맥이라고 말합니다.
이베이코리아라고 하면 잘 모르겠지만, 이 회사는 G마켓과 옥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만 95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SK플래닛은 11번가를 운영하는데요, 지난해 SK플래닛은 매출액 9915억원을 신고했습니다. 1개 쇼핑몰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이 2개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앞서는 이유는 SK플래닛이 11번가 이외에도 다른 사업까지 합산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기업을 비교하려면 매출액 보다 거래액을 따져야 합니다.
G마켓과 옥션이 차지하는 거래액은 15조원이 넘습니다. 11번가는 약 8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실익은 이베이코리아가 SK플래닛보다 더 챙기고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으로 396억원을 올렸고요. SK플래닛은 5136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오픈 마켓 중에 유일하게 흑자경영 중인 곳이 이베이코리아입니다. 이베이코리아만 흑자라는 말을 들으면 언뜻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습니다.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오픈 마켓 시장이지만, 정작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적자경영이 다반사입니다.
아무튼 이베이코리아를 이끄는 변광윤 대표는 2013년 사장 자리에 올라 6년째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독보적 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변 대표는 2000년에 옥션 과장으로 입사해 사업본부장을 거쳐 G마켓 사업총괄을 담당했습니다. 내부 승진으로 대표 자리에 올라선 만큼 직원들과의 내부 소통이 원활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는 오픈 마켓 시장에서 일하기 전에는 LS전선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했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변 대표는 소모적인 마케팅과 가격경쟁 보다는 기술 기반의 거래 시스템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G마켓은 슈퍼딜을, 옥션은 올킬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AI(인공지능)를 적용하고 있고요.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도를 파악한 뒤에 자동으로 물건을 추천하는 등의 맞춤형 서비스도 가장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요한 맞춤 추천으로 거래된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인찬 SK플래닛 대표는 지난해말 수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가장 급선무는 적자를 끊고 실속 있는 경영을 하는 것입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계열사들이 11번가에 지원사격을 해줄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점도 이인찬 대표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이미 SK그룹은 ICT의 장점을 앞세워 시너지를 내는 것을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11번가도 기술 중심의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 선두로 나서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미 11번가는 3년 연속 모바일 방문자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구매력이 풍부하지만 모바일 주문에는 소극적인 50대 이상의 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겁니다.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의 쇼핑몰 대결이 볼만 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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