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글로벌 물류기업 UPS vs 페덱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물류 운송업체인 UPS와 페덱스는 지금 전자상거래에서 마진을 높이기 위해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글로벌 운송업체들은 전자상거래와 가정 배송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의존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가정 배송 부문에서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가 나온다. 지난해 미국 성탄절 배송량은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렇지만 UPS와 페덱스와 같이 세계적인 물류를 다루는 기업 입장에서는 가정 배송이 그렇게 달콤하지 않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전자상거래 이용 빈도가 활성화되는 추세지만 UPS와 페덱스에게 큰 재미가 있는 시장은 아니란 뜻이다. 왜냐하면 가정 배송은 방문지마다 고작 1~2개의 상품을 배달하는 반면에 기업체에서는 가정 배송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대량 배송을 통해 배달 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언제든 집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가정 배송과는 달리 기업체에서는 배송을 기다리는 사람이 언제나 상주해 있다. 가정 배송에서 택배 직원이 재방문을 하게 되면 이익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UPS는 핵심 사업인 가정 배송으로 인해 고민이 많다. 가정 배송 물량이 페덱스와 비교해 대략 40%나 더 많다. 2016년 UPS의 연간 가정 배송 물량은 전년대비 20억개나 증가해 9% 늘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5%가 감소했다.
특히 성탄절과 같은 휴가시즌에 UPS와 페덱스의 택배 직원들은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택배 수요는 배송 실패 건수를 증가 시킨다. 선물용으로 주문한 상품이 제때 도착하지 못해서 이에 대한 고객들이 거센 항의도 휴가시즌에 빗발친다.
가정 배송의 서비스 질을 올리기 위해 페덱스의 경우 새벽 특급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고, 성공했다. 하지만 개인 소비자 부문의 서비스 비중이 증가할수록 이익은 감소했다. 2012년 18%에 달했던 가정 배송의 이익률이 2016년에는 1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페덱스는 자동선적 허브 같은 발전 시설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4개 시설을 증설했다.
미국 내 택배 물량의 48%를 차지하는 소비자 택배에서 어떻게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UPS에 달려있다. UPS는 지난해 초 “현재 매출의 6.5%에 해당되는 40억달러를 매년 공급망 자동화와 항공기 개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택배 물량의 40%를 고도로 자동화된 설비로 처리하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이 비율을 100%까지 끌어 올리는 게 UPS의 새로운 목표다. 그 밖에도 회사는 배달기사에게 실시간 운전 정보를 제공하는 ‘오리온 GPS 시스템’을 확대 보급해 연간 비용을 5억5000만달러나 줄이기도 했다. 단기적으로 이런 시도들은 이익을 감소시킬 것이다.
UPS는 새로운 투자와 시스템 교체에 따른 이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일시적인 가격정책으로 수익을 보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UPS는 블랙프라이데이, 성탄절 직전 한주 동안 온라인 쇼핑객들에게 택배 당 27센트의 추가 요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불평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UPS는 1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거둘 수가 있었다. 이렇게 얻은 추가 이익으로 다시 소비자 택배 서비스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페덱스와 UPS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물류운송 시장의 라이벌 관계지만, 그들이 공통된 시선으로 함께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곳이 있다. 아마존은 최근 창고에 쌓인 재고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체 배송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아마존 상품의 배송 업무는 UPS와 페덱스가 대행해 왔지만, 아마존은 이 중 일부를 아마존 자체 배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물류시장에 갑자기 등장한 전자상거래 거물인 아마존은 단기적인 위협 요소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마존이 향후 UPS와 페덱스의 동반자가 될 지 경쟁자가 될 지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봐야 하겠지만, 고객들과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 미국의 택배 시장은 수익률이 낮은 가정 배송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싸움이 가속화되고 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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