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발행인 범위 창업·벤처→중소기업 넓혀

#2016년 영화 <너의 이름은>은 영화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152명으로부터 1억9570만원을 모집했다. 6개월에 금리 10%라는 채권형 투자로 만기 뒤 연 환산 수익률은 80%에 달했다.

#수제맥주 회사 세븐브로이도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회사다.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크라우드펀딩으로 5억8000여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주식형으로 모인 3억3000만원 투자금에는 주당 2만5000원의 배당금이 나갔다.
정부가 여러 사람들이 소액을 투자해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 발행기업을 내년부터 창업·벤처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업체당 연간 발행 한도는 7억원에서 15억~2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크라우드펀딩 발행인·발행한도 확대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마포 서울창업허브 본관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협의회 발족 기념식’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크라우드펀딩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점차 해소돼가고 시장에 안착해감에 따라 크라우드펀딩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요청이 꾸준히 제기된다”며 “이런 시장의 요구에 발맞춰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우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발행인, 즉 기업의 범위를 현재 업력 7년 이하 창업기업,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 등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키로 했다. 다만 상장법인이나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증권 소유자가 500명 이상인 법인 등으로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한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은 제외키로 했다.
업체당 연간 발행 한도는 현행 7억원에서 2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금융위는 15억~20억원 수준으로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얼마로 확대할지는 업계 의견을 좀 더 수렴해 결정키로 했다. 다만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할 때에는 직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 등을 첨부토록 하는 의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사, 신사업 진출 허용
증권 발행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다리를 놓아주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현재 중개업자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로 분류돼 비금융자회사 소유제한을 담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의 적용을 받으나 중개업 특성상 단순 중개 업무만 하기 때문에 금산법 적용을 배제키로 했다.
이 경우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들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에 진출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산법 적용 배제를 할 경우 중개업자들은 주로 온라인 쇼핑몰 사업 진출 등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은 2016년부터 허용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외에 공동구매 형태와 유사한 리워드형(Reward) 크라우드펀딩 사업도 하는데 이러한 방식의 후원형 쇼핑몰이 아닌 온라인 쇼핑몰 진출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개업자가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에 경영자문을 하는 방안을 허용키로 했다.
다만 자금 모집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크라우드펀딩을 하기 전에 하는 사전경영자문은 허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창업 초기 기업은 중개업자에 지급해야 하는 중개비용(펀딩 성공액의 5% 내외)을 중개증권으로 대납하는 것도 허용된다. 대납 증권이 크라우드펀딩이 진행중인 증권과 동일 증권이란 전제하에서다.

적합성 테스트 도입해 투자자 보호
투자자 보호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투자 적합성 테스트도 도입하기로 했다.
크라우드펀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퀴즈 형태로 테스트하는 것으로 한번만 통과하면 언제든 투자 가능하다.
또 약 10영업일의 최소 청약기간을 두기로 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목표 모집액의 80% 이상만 채우면 청약이 종료되는데 그로 인해 인기가 많은 투자처의 경우엔 하루도 안돼 마감돼 투자 결정을 번복할 기회가 없었으나 청약 기간 동안 투자 결정을 재고할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경영과 관련된 중요 변경 사항이 발생한 경우 발행인은 이를 정정 공시하고 중개업자 역시 투자자에게 청약 의사를 재확인토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모집가액 산정방법, 발행인과 중개업자의 이해관계에 대한 공시도 의무화된다.
한편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제도 도입 첫 해인 2016년 6019명에서 지난해 1만6232명으로 급증했고 펀딩 건수와 금액도 115건, 174억원에서 183건, 278억원으로 확대됐다. 펀딩성공률도 같은 기간 45.1%에서 62.0%로 늘어난 뒤 올 1~5월까지 73.6%로 상승했다.
펀드에 성공한 뒤 182개 기업 중 52개사는 후속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 4월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인 에스제이켐은 코넥스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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