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감원정책 때문에 또는 구조조정의 여파로 직원들을 대거 퇴진시키고 있다.
10년 이상 또는 20년씩 근무하던 임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큰 충격일 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사원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혁신경영이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사람의 진퇴에 관한 문제는 보다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강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퇴직자 관리에도 관심을
또한 기업경영이 어려워진 원인은 경영전략, 정세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 것인데 직원들에게만 문책성 인사 조치를 해서는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선진국 기업들은 퇴직을 앞둔 인재들에게 재취업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퇴직자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국제금융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인재’라거나 ‘해외 마케팅 전문인력’이라는 소개와 함께 ‘성실성은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지사망을 통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펼쳐진다.
그러니까 퇴직 후 미국이나 유럽 기업 또는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기업에서 이들을 모셔가도록 유도하는데 이 경우 본인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좋고 상대 회사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나가 있는 기업들과는 새로운 거래관계를 만들어 갈 수도 있게 된다. 이런 것이야말로 일석삼조의 전략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번 직원은 영원한 동지
인간은 어려울 때 본색이 드러난다는 말도 있지만 경영이 어려울 때 경영자의 철학이나 스타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인재 경영’의 핵심은 사람을 중시하는 철학에서 출발한다.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경영이 어려울 때 사람을 어떻게 내보내느냐를 보면 경영철학을 확실히 알 수 있다.
퇴직자를 끝까지 배려할 줄 아는 경영자야말로 인재경영을 펼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우수한 인재를 뽑고자하는 경영자, 직원들이 좋아서 미친 듯이 알릴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경영자는 먼저 퇴직자 관리에서 확실한 철학과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한 ‘인재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재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핵심인재를 영입해오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내부직원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퇴직자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퇴직자 초청 행사도 크게 늘어났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말이 있지만 한번 직원은 영원한 동지라는 개념으로 퇴직자를 관리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인재경영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직원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경영자의 철학과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재경영의 성패는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결정된다.

윤은기
IBS컨설팅그룹 대표·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