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대신증권 ‘월렛’ 첫선

가상화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월렛(wallet)이란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보통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이용자가 개인전용 전자지갑인 월렛을 만들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갑이지만 그 안에 가상화폐를 담거나 뺄 수 있게 되니까요. 공교롭게도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가 연달아 해킹을 당하면서 수백억원대의 가상화폐가 사라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진짜 지갑을 잃어버린 일처럼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요.

최근 대신증권이 월렛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전자지갑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가죽지갑이라고 합니다. 요즘 금융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핀테크다 뭐다 하면서 미래기술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대신증권이 가죽지갑을 선보인 건 어떤 까닭이 있는 걸까요.

지난 20일부터 대신증권의 지갑이 판매돼 며칠만에 완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브랜드 명칭은 ‘대신 월렛’입니다. 5가지 색상으로 제작됐고 색상별로 딱 100개만 파는 한정판입니다. 지갑의 구조와 디자인은 정말 명품 지갑 저리가라 할 정도로 완성도가 있습니다. 가죽은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인 부테로(Buttero)와 같은 걸 썼다고 합니다. 지갑 안에 기업 로고를 새기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지갑 안쪽에 아주 조그맣게 ‘Designed by Daishin’이라고만 적었습니다. 단순히 회사 기념품 차원에서 지갑을 론칭한 것이 아닙니다. 이쯤 되면 대신증권이 시험 삼아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려는 건 아닌지 싶을 정도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지갑을 출시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수익이 목적이 아닐 겁니다. 1개당 5만~6만원대로 알려져 있는데요. 500개 한정판 지갑을 판다고 이윤이 많이 남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증권은 지갑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을 홍보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대신증권은 2011년부터 브랜드 마케팅을 전폭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로고, 서체, 슬로건, 광고 등 모든 면에서 완전히 뒤집어 버렸습니다. 그동안 대신증권의 로고는 없지만 고객을 위한 10만개의 에코백이 무료 배포됐고, 대신증권의 우산도 증정됐습니다. 이번 대신증권의 진짜 지갑도 기업의 이미지를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고자 하는 금융기업의 깜짝 마케팅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거 같습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