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역대 4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월 ICT 수출액이 18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0.6%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ICT 수출액은 2016년 12월 이후 1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4위를 경신했다.

18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09억4000만달러로, 43.5% 급증했다. 반도체 수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109억8000만달러 이후 2번째다.
휴대전화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 등으로 4.5% 늘어난 1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휴대전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한 것은 2016년 3월 이후 26개월만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9억5000만달러로 28.6% 증가했으며,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는 4억9000만달러로 12.5%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104억달러로 32.7%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이 17억8000만달러로 32.2% 증가했으며 유럽연합(EU) 수출은 10억1000만달러로 28.4% 확대됐다. 그러나 베트남 수출은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수출 감소로 13% 줄어든 1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ICT 수입은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중심으로 9.0% 증가한 8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ICT 무역수지는 98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편중 심화 우려 커져
한편 ICT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수출은 증가추세가 꺾이는 등 수출 편중현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전체 수출(500억6000만달러)에서 ICT 수출(172억3000만달러)을 빼면 수출액은 328억3000만달러로 쪼그라든다. 이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7.0% 감소한 수준이다.
비(非)ICT 수출은 올해 2월 288억9000만달러, 3월 324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0.8%, 0.2% 감소한데 이어 4월까지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비ICT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기는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 증가율도 1월(22.3%) 이후 2월 3.3%, 3월 6.0%, 4월 -1.5%로 둔화하는 모양새다.
1∼4월 누적으로 보면 ICT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2% 늘었는데 반해 비ICT 수출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에는 ICT 수출 증가율이 19. 6%로 비ICT 수출(15.9%)을 웃돌기는 해도 비ICT 수출도 두자릿수 성장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국내 실물경제는 비IT 수출 확대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최근 수출 증가세가 ICT에 편중돼 있어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국내 수출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계속해서 감돌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수출 구조가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향후 전체 수출 경기는 반도체 산업의 향방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등 후발업체의 신규 공급이 본격화하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서서히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마케팅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 비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특정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6월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
한편 6월 1~20일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에 따라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까지 수출은 303억달러로 1년 전보다 4.8% 감소했다.
6월 수출은 10일까지는 2.0% 늘어나며 가까스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20일까지의 속보치에서는 감소세로 전환하고 말았다.

여기에는 조업일수 감소와 선박수출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 이달 조업일수는 전날까지 13.5일로 1년 전(14.5일)보다 하루 적었다.
1년 전 73억7000만달러 상당의 해양플랜트 3척 등 선박 수출이 집중된 데에 따른 기저효과도 증가세를 막는 요인이 됐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6월 수출이 감소를 기록하면 지난 4월 18개월 만에 감소한데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뒷걸음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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