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혼자 사는 청년가구 중 이른바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라 불리는 곳에서 사는 주거빈곤 가구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중 주거빈곤 가구의 비율이 급감하는 것을 감안하면 1인 청년가구 중 주거빈곤가구의 비율만 나홀로 역주행하는 것이다.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여름호에 실린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인 20∼34세 청년가구 중 주거빈곤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인구주택총조사에 기반해 지난 20년간 주거빈곤가구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다. 주거빈곤가구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지하(반지하)·옥상(옥탑)거주 가구, 비닐하우스·고시원 등 주택 이외 기타 거처 거주 가구를 말한다.

전체 가구 중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1995년 46.6%에서 2015년 12.0%로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 전체 청년 가구 중 주거빈곤상태에 있는 가구는 17.6%인 45만가구다. 서울 청년 가구 중 주거빈곤상태에 있는 가구는 29.6%에 달한다. 지하와 옥상, 고시원에 사는 청년이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권순필 통계개발원 사무관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청년 가구는 다른 세대와 뚜렷하게 구별될 정도로 지하, 옥탑,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높았다”면서 “특히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 가구 비율은 200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했는데 이는 다른 세대에서 관찰되지 않는 역주행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택의 공급확대라는 총량적 접근보다 주거빈곤가구의 감소를 위한 맞춤형 주거복지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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