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 기업대출이 가파르게 늘며 올해에만 10조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 위주로 비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은 141조5749억원이다. 지난해 말(131조4153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10조1596억원 증가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된다.
비은행은 보통 예금은행보다 대출 문턱은 낮지만 금리가 높다. 비은행 기업대출 증가엔 최근 들어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통계 작성 초기인 2013년 59조4417억원이던 비은행 기업대출은 2014년 64조1336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2015년 77조550억원으로 불어나더니 2016년 97조297억원, 지난해 13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은 2014년 4조6919억원에서 2016년 19조9747억원, 지난해 34조3856억원으로 점차 확대했다. 올해에도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비은행 기업대출은 연간 30조원 가량 증가한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기록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은행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위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잔액은 125조544억원으로, 전체 비은행 기업대출의 88.3%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역대 최고였다.
비은행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부동산 임대사업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금은행 대출 한도를 모두 채우고 추가 대출을 비은행에서 받으며 비은행 기업대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헐거운 기업대출로 자금 수요가 옮겨 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세 자영업자일수록 은행에 대출받기 어려워 비은행에 손을 벌리는 경우가 많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황이 좋은 대기업들은 금리가 올라가기 전인 지난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많이 조달했다”며 “최근에 늘어나는 기업대출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고, 자영업 경기 악화와 맞물려 나타나는 자영업자 대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과 같이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게 되면 비은행 기업대출 부실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상호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8.38%였다. 1년 만에 0.32%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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