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갤S9’부진…中·印 시장서 찬바람
구원등판‘갤노트9’활약 주목

삼성전자의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는데, 이는 최근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하반기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절대적인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전략 모델인 ‘갤럭시 S9’가 판매부진을 계속 겪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충돌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있어 좋지 않은 징조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 인도는 물론 북미시장에서도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결단코 극복할 수 없는 진짜 위기가 찾아온 분위기다.

일단 분기별 경영실적을 보더라도 삼성전자가 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3월에 조기 출시한 갤럭시 S9은 말 그대로 전략 모델이다. S9이 흥행을 하면서 올해 전체 스마트폰 사업의 향방을 이끌고 가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그런데 갤럭시 S9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초반대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S9이 출시된 3월만 하더라도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면서 흥행을 장담했지만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출하량이 3000만대 초반에 그쳐 2012년 출시된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증권기관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 가까이 나오는 걸로 유명한데, 지난 1분기 13.3%에서 2분기 9.8%로 무려 3.5% 정도 떨어질 거란 전망도 나오는 등 암울한 분위기다.

한국 스마트폰의 위기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자구도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가 맹추격을 하면서 이제는 양자구도에서 4자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2%, 애플이 15%, 화웨이가 11%, 샤오미가 8% 정도 시장을 팽팽하게 나눠가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1대 1 싸움에서 1대 3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애플이라는 거대하고 혁신적인 경쟁자를 상대하는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벅찬 일이었는데, 중국이라는 거대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 중인 다크호스 화웨이와 샤오미의 공격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어찌됐든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1위는 삼성전자가 고수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1분기에서 3분기까지 판매량 면에서 삼성전자는 1위였는데, 4분기에 살짝 애플에게 밀리다가 올해 1분기 다시 선두 고지를 탈환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시장 점유율이 더 밀려나가 3%대에 그치며 4자 구도에 끼지 못하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이상징후를 이야기한 근거는 삼성전자가 다른 경쟁기업들 비교해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올해 1분기 가장 많이 판매한 스마폰이 삼성전자의 전략 모델이 갤럭시 S9이 아니라는 점이다. 갤럭시 프라임이라는 중저가형 모델이 더 많이 팔렸다.
거기에 더해 올해부터 전체 시장의 성장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진입을 하면서 업황 자체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점도 이상징후 중에 중요한 체크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미국, 인도 시장이 있는데, 삼성전자가 미국을 제외하고 다른 시장에서는 예전과는 다르게 별로 힘을 못쓰고 있다는 점도 문제꺼리다. 중국은 토종기업들에게 밀려 거의 점유율 0%에 가깝게 밀려나고 있고, 인도는 원래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였다가, 지난해에 샤오미에 살짝 밀려 2위를 지키고 있는데 앞으로 이 자리도 유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갤럭시 S9 왜 실패했나
삼성전자가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 S9이 생각보다 부진한 것은 크나큰 고민꺼리다.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중차대한 시기에서 전략 모델이 힘을 쓰지 못하느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 S7의 사용자들이 기존 제품에 만족하고 있고 새롭게 S9으로 교체를 하지 않는 것도 판매량 저조에 큰 원인이다. 보통 스마트폰 교체시기를 2년 단위로 보는데, S7의 사용자들은 2년반, 3년 등 사용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에서의 부침은 S9의 수요 확대에도 악영향이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미국시장에서 희망을 거는 것은 미·중 관계가 나쁜 상황이기에 그렇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가 미국 시장을 진출하게 되고,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부침이 예상됐지만, 그 수출의 길이 막힌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수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내주게 된 중국시장의 자리를 화웨이와 샤오미가 치고 들어갔고 이제는 유럽이랑 동남아시아로까지 판매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요즘 지문인식 혁신, 전면 풀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모델을 중국기업이 먼저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혁신의 빈자리까지 꿰차고 있다.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보급형 아이폰인 SE2를 내놓는 걸 보류하고 있고, 신작 아이폰에 값비싼 OLED 패널이 아니라 저렴한 LCD 패널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동안 난잡하게 펼쳐진 아이폰의 라인업을 정리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5.5인치, 6.1인치, 6.5인치 3가지로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6.1인치의 사이즈를 약간 저렴한 가격으로 그러니까 LCD패널로 써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건 스마트폰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음을 인지하고 앞으로 애플의 기존 고객들의 교체수요가 많은 기종인 6.1인치 사이즈를 계속 애플로 묶어 두겠다는 전략적 한수로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중저가 폰 대전
애플의 팀 쿡 CEO는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사회주의국가이다 보니 중국정부의 입김이 상당히 강하다. 삼성전자가 밀려나간 뒷배경에는 고가의 스마트폰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조금 정책 제한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 와중에도 애플은 살아남았다. 애플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고급 스마트폰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해서 보조금이 없어도 그냥 사겠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어찌됐든 올해 여름에는 각 기업마다 중저가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한다. 이른바 중저가 스마트폰 대전이 벌어질 상황이다.
한국시장에는 샤프의 스마트폰 아쿠오스 S3가 들어올 예정인데,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디자인이 일품이라고 한다. 샤프가 일본 기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만의 폭스콘이 얼마전 인수를 했다. LG전자는 Q7을 내놓았는데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와이드3로 중저가폰 시장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샤오미는 홍미 노트5를 보급할 예정이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9을 8월에 출시한다. 갤럭시 S9이 놓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익 공백을 노트9으로 만회하면서 3, 4분기 실적향상을 노리는 것이다.
일단 한국시장에서 중저가에서 고가라인까지 시장을 견고하게 지키는 것은 삼성전자의 제1 미션이다. 그 뒤에 중국시장에 대한 시장 공략과 인도에서의 시장확대, 그리고 미국시장에서의 수성 등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삼성전자는 4자 구도에서 자신들의 차별성과 혁신성을 알릴 수 있는 신제품과 절묘한 마케팅이 필요한 아주 중차대한 시기다. 경기가 시작됐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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