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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사랑과 배려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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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6호] 승인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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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에 실려 있는 글이다.
“군주가 신하를 자신의 수족처럼 중히 여기면 신하는 군주를 자신의 복심(腹心)으로 여기고, 신하를 개와 말처럼 하찮게 여기면 신하는 군주를 길가는 노인으로 여기며, 신하를 흙 지푸라기처럼 여기면 신하는 군주를 철천지원수처럼 여긴다.”
복심(腹心)은 ‘배와 심장’으로 ‘자신의 몸과 같이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결국 신하의 충성을 받는 것은 군주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왕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나라를 다스리던 전국시대(戰國時代)에, 비록 민본주의적 철학자인 맹자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파격적이다. 심지어 왕을 철천지원수로 여긴다는 주장은 반역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마치 왕에게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갈아 치우겠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거론하면서 협박하는 것으로 들릴 정도이다.
지금부터 약 2300여년 전 맹자의 주장인데, 그보다 훨씬 이전인 주(周)나라 시절에도 비슷한 고사가 있다.
주 문왕이 전쟁 중에 직접 신발 끈을 묶자 ‘시킬 신하가 없습니까?’라고 강태공이 물었다. 체통과 권위를 지켜야 할 왕이 어떻게 직접 신을 묶을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그러자 문왕은 이렇게 대답했다.
“최고의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스승이요, 중간의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친구요, 하급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시종입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신하들은 모두 선왕 때부터 있던 신하이므로 이 일을 시킬 사람이 없소.”
이러한 고사들을 보면 군주가 절대 권력을 쥐고 휘둘렀던 고대에도 군주와 신하간의 올바른 인간관계의 정립을 강조했고, 그 결과는 신하들의 충성심으로 나타났던 것을 잘 알 수 있다.
신하를 스승처럼 중히 여긴 군주에게는 최고의 충성심이 받쳐졌고, 나라는 부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하를 시종으로 여기며 함부로 대한 군주에게는 신하들 역시 군주에 대한 예우를 하지 않았고, 그 군주는 패망하고 말았다.
수천년 전의 고사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한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이 가진 부나 지위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 그 과정에서 많은 고난을 이겨냈고,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 그 점에 있어서는 당연히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높은 지위와 그 사람을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한사람이 가진 지위는 그 사람이 이룬 결과일 뿐이지 그 사람 자신이 아니다. 높은 지위가 높은 인격과 가치를 말해주지 않듯이, 낮은 지위가 인격과 인간성을 폄하해야 할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
심지어 스스로 일군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거저 받은 사람조차 부와 지위에 도취돼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는 현실처럼, 높은 지위에 비해 도덕성과 인격이 심하게 격에 맞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직 권위주의에 짓눌려 있다는 반증이다. 분명히 시대는 바뀌었지만 상하관계가 마치 주종관계처럼 돼 있는 조직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것이다.
<논어> ‘위정’에는 “덕으로 정치하는 것은, 북극성은 제자리에 있고 모든 별들이 받들며 따르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고 실려 있다. 자신이 가진 권력과 위세가 아니라, 사랑과 배려로 사람들을 대할 때 스스로 높이지 않아도 존경하고 고함치지 않아도 따른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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