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소프트웨어(SW)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수에 따라 사업비를 산정하는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불합리한 관행인 ‘헤드카운팅’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SW 시장의 성장률(7.5%, 2013년과 2018년 비교치)은 글로벌 SW 시장 성장률(17.1%)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저성장세이고, SW 시장 규모도 16위(2016년 기준)에 그쳐 국제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세계 SW 시장의 2015∼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4% 이상으로 한국(2.2%)보다 높았고, 2020년까지 국내 SW 시장은 2%대의 저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국과 경쟁 관계인 중국,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은 빠른 속도로 SW 산업이 커지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2015∼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8.6∼11.6%로 한국의 4배를 웃돈다.
보고서는 그러나 헤드카운팅 방식 아래에서는 우수한 인력을 투입하거나 투입 인력을 절감해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불필요해진다고 지적했다. 또 발주자의 지속적인 기술자 관리는 근로 조건의 저하와 잦은 인력 이탈을 발생시킨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SW 개발 사업비를 산정하는 또 다른 방식은 ‘기능점수’ 방식으로, 인력 수와 관계없이 발주자가 요구한 기능을 얼마나 충실히 구현했느냐를 평가해 사업비를 책정한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현재 정부가 불합리한 관행 근절을 위해 추진 중인 공공 SW 사업의 혁신 방안과 헤드카운팅 문제 개선이 민간 SW 사업 부분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먼저 공공에 준하는 금융 SW 사업부터라도 시범적용을 한다면 금융(25.5%)과 공공(22.0%)을 합쳐 IT 서비스 시장의 절반(47.5%)에 혁신 방안이 적용되는 것이므로 전체 SW 산업에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기업 측면에서 볼 때 불합리한 발주와 인력 관리 관행, 기술자 측면에서 열악한 근로환경 등은 모두 헤드카운팅 방식과 관련된 문제”라며 “헤드카운팅 문제를 개선하면 SW 기업은 혁신 노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비용 절감 노력을 할 수 있고, 그 결과 우수인력 양성이나 연구개발(R&D) 투자 같은 역량 강화를 위한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드카운팅 문제 개선이 가장 시급하고, 이어 도급계약상 제안요청서의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하고, 적정대가를 지급하는 등 발주제도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제도가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입법 지체의 우려가 있으므로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규제 혁신이 필요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서비스형 SW의 개발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세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헤드카운팅
프로젝트에 실제로 투입되는 인원을 기준으로 사업비를 계산하고, 인력투입 현황을 확인해 계획 대비 인력이 덜 투입된 경우에는 대금을 감액 지급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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