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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줄이거나 영업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도 역주행
김도희 기자  |  dohee@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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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7호] 승인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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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의결했으며, 고용노동부는 이를 지난 20일 고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7530원보다 10.9% 오른 금액이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000원대에 접어든 것은 처음이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이다. 특히 중소기업계를 비롯한 경영계가 강력하게 요구해온 최저임금의 사업별 구분 적용이 결국 무산되면서 임금 지불여력이 미약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상공인 경영악화·고용기피 불가피
당장 소상공인업계는 월 평균 벌이가 200만원에 못 미칠 수 있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고 사상 처음으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 결정을 따르지 않는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소상공인들이 경영악화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소상공인 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10.9% 최저임금 인상만 고려하면 평균 영업이익은 200만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의 고율 인상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증가는 이미 소상공인의 경영악화와 고용기피를 낳았다.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인상 대처 방안으로 ‘1인 경영과 가족경영 전환’(46.9%), ‘인원 감축’(30.2%), ‘근로시간 단축’(24.2%) 등을 선택했다. 5인 미만 사업체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만8000명 감소했다.
현장의 소상공인업주들 또한 이처럼 제반 여건이 악화하면 사업, 나아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주는 “우리 업종은 대부분 숙련된 기술이 필요 없는 데다 이제 막 들어와 잠시 일하는 인력을 8000원이 넘는 시급을 주며 쓸 형편이 안된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우리 같은 영세 주유소들은 셀프로 돌리기도 어려워 필요한 시간에만 문을 여는 방식으로 전환한 후 인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주유소업을 계속해야 할지 자체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PC방을 운영하는 한 부부는 “최저임금이 오른 후 아르바이트생을 쓰면 수익이 남지 않아 부부가 맞교대로 24시간 운영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못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인상됐지만, 저소득자들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투자해서 자기사업을 하는 것보다 다른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것이 더 나은 세상에서 누가 창업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편의점 점주들 역시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거나 심야에 영업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해 인건비 부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던 점주들이 점포 수를 줄이거나 기존 가맹계약 연장을 안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빅3’(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의 점포 순증(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것)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378곳에서 올해 상반기 1007곳으로 급감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직접 근무하는 점주들도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휴수당 규정, 韓·대만·터키뿐
‘주휴수당’도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거론돼온 쟁점 중 하나다.
주휴수당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1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휴일에 쉬면서 1일치 주휴수당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주에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주휴수당은 시급 최저임금에 8시간을 곱한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을 적용하면 6만6800원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으로 계산한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은 최저임금(8350원)에 주휴수당을 40시간으로 나눈 값(1670원)을 더한 1만20원이라는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을 넘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요국 가운데 주휴수당을 법으로 규정해놓은 곳은 한국과 대만, 터키뿐이며 대부분 국가에서는 노사단체협약으로 주휴수당을 지급한다.
경영계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전년보다 16.4% 인상됐을 때도 주휴수당 문제를 거론했다.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기로 했을 때도 주휴수당을 산입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소제조기업들 임금부담 가중
한편 최저임금 증가속도가 노동생산성 증가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저임금은 연평균 8% 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중소제조업 노동생산성은 그 개선 속도가 갈수록 더뎌져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임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는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최저임금과 중소제조업의 부가가치기준 노동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중소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약 1.8배로 증가한데 비해 최저임금은 약 4배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의 증가가 중소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보다 2.2배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이 기간에 그 격차는 한번도 감소한 적이 없이 오히려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빠른 만큼 업종별·규모별 차등적용을 하는 등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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