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멀리 떠나야 맛인가…북캉스·호캉스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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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멀리 떠나야 맛인가…북캉스·호캉스가 대세
  • 노경아 자유기고가
  • 호수 2177
  • 승인 2018.07.23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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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계절입니다. 직장인들은 올여름엔 평균 4.3일간 약 60만원의 비용을 들여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그리고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이들의 절반 이상은 7월 하순∼8월 초순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니 해마다 비슷한 결과가 나오나 봅니다.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휴가는 농사와 관련이 깊습니다. 11세기에 ‘정복왕’ 윌리엄 1세가 프랑스 노르망디의 포도 수확을 돕기 위해 병사들에게 긴 휴가를 주면서 시작됐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휴가 역시 프랑스가 시초입니다. 1936년 주당 40시간 노동에 연간 15일의 휴가를 법제화했다네요. 1965년 우리나라 신문 표제에도 프랑스어 ‘바캉스’가 등장했으니, 휴가와 프랑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봅니다.

바캉스(vacance)는 ‘해제, 해방’이란 뜻의 라틴어 ‘vacatio’에서 유래했답니다. 영어로 ‘방학, 휴가’를 가리키는‘vacation’도 같은 어원이에요. 한자 휴가(休暇)의 ‘휴’(休)는 사람이 나무에 기댄 형상이라 재미있습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관련 신조어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휴가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신조어 ‘○○캉스’를 알아봅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바다나 계곡 대신 시원한 도서관, 주민자치센터, 서점 등을 찾아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히는 ‘북캉스’가 올해도 인기어로 떠올랐습니다.
책 향기 그윽한 서점은 물론 강연과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공간인 도서관은 도심 속 최고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지요.

북캉스는 책을 뜻하는 북(Book)과 휴가를 의미하는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입니다. 삼성동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가회동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이태원 ‘뮤직 라이브러리’, 종로구 청운동 ‘청운문학도서관’, 한남동 블루스퀘어 2, 3층 ‘북파크’, 청담동 ‘트래블 라이브러리’ 등이 북캉스족들이 즐겨 찾는 곳이랍니다.   

“휴식이 진정한 휴가!” 유명 여행지로 떠나는 것보다 집 근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족’들의 주장입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stay+vacation인 신조어로)의 일종인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면 호텔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설까지도 활용 가능해, 움직이지 않고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큽니다. 운전 등 휴가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새로운 휴식 방법으로 떠올랐죠.

“휴가는 집에서 보내는 게 최고지!”라고 외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적이는 인파, 시끄러운 소음 등 휴식을 방해하는 것으로부터 해방돼 완전한 힐링을 꿈꾸는 이들이죠. 홈캉스(Home+Vacance)는 말 그대로 휴가를 내 집에서 즐기는 것.

홈캉스로 집 안이나 집 주변에서 즐기는 활동이 각광을 받으면서 집(Home)과 유희(Ludens)를 합성한 신조어 ‘홈루덴스’도 덩달아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교육과 휴식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에듀캉스(education+ vacance),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는 휴가인 맛캉스도 있습니다.  

노경아 자유기고가(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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