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개최한 ‘혁신성장을 위한 부처·기업·전문가 간담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호소하는 기업과 민간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참석한 박은철 코머신(기계 업체 온라인 플랫폼) 대표는 “중앙 부처나 지자체도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일관성이 없다”며 “정책이 분산돼 있다 보니 세금은 낭비되고 효과도 없다”고 꼬집었다.

기계적으로 비슷한 정책을 쏟아내기보다는 하나의 조직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부총리를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삼성전자·현대차·KT 등 대기업 임원과 배달의 민족·코머신 등 중소기업 대표,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관련 전문가 등이 함께 자리를 했다.

이번 간담회는 미리 준비한 모두 발언도 없었고 발언 순서도 정하지 않는 등 정부 장관들이 민간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조언과 목소리를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혁신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참신하고 진솔한 생각을 격의 없이 나눠보겠다는 의도였다.
김 부총리는 빅데이터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데이터거래소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에 윤혜정 KT 부사장은 “데이터거래소에서 데이터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고 분석하고 분석가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은 인프라 등 여건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소 경제가 수소차를 넘어 수송·발전용까지 확장돼야 하며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블록체인, 공유경제, 바이오헬스 등 분야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규제 개혁이나 정부가 만드는 정책이 시장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기업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 부총리는 “산업계에서는 혁신 생태계 조성, 창업 등을 생각해야 하고 선점할 필요가 있거나 지원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쉬운 분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