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정부는 9개월째 우리 경제가 회복세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가 다소 약화한 모습”이라고 최근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이어 “이런 수요 측면의 상황을 반영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 추세는 더욱 완만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4.5%)보다 다소 낮아진 4.0% 증가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5.5)보다 크게 하락한 101.0을 찍었다. KDI는 이런 점 등을 토대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에도 KDI는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며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KDI는 투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선행지표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가 큰 폭으로 내려 13.8% 감소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과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 감소 폭이 확대됐고, 기계류 수입액도 두자릿수 감소를 이어가고 있어 이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어 전월(7만2000명)보다 소폭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KDI는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KDI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국가별로 실물 경기 회복 속도는 상당한 편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상 판단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지난달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2.8%로 0.1%포인트씩 낮춰 잡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린북 7월호에서 처음 등장한 ‘불확실성 확대’라는 표현은 이달에도 쓰였다.

정부는 세계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가경정예산 집행 본격화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은 위험요인으로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5조원 규모의 재정보강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경제전문가 20명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 전망률을 2.8%로 전망했다
KDI 경제동향 8월호에 실린 전문가 경제전망 설문조사를 보면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올해 2.8% 성장한 뒤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설문조사 때(2.9%)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수출 증가율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교역량 증가세 둔화로 올해와 내년 모두 5∼6%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면서 실업률은 3%대 후반으로 오르고 취업자 수 증가 폭도 큰 폭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4분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며 내년에도 소폭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I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 경제지표의 부진 등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추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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