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은 생산성이 좋은 신생기업의 역할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KDI 포커스 92호에 실린 ‘제조업 신생기업의 성장동력 역할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신생기업(종사자 10인 이상 제조업)의 사업체당 평균 생산성은 12년차 이상 기업보다 최근에 더 좋아졌지만, 이들 신생기업이 전체 제조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비중은 줄었다.

보고서는 창업 후 햇수로 6년차(창업한 해를 1년차로 간주) 이내인 신생기업의 평균 생산성 변화나 이들의 제조업 전체 생산성 향상 기여도 등을 분석했다. 1995∼2004년 신생기업의 평균 생산성을 12년차 이상 기업과 비교하면 3년차 이내의 기업은 12년차 이상 기업 생산성의 98.1%, 4∼6년차 기업은 99.7% 수준이었는데 2005∼2013년에는 각각 101.3%, 101.5%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들 신생기업이 제조업의 총 생산성 증가에 기여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부가가치 비중은 최근에 더 낮아졌다. 1995∼2004년에는 3년차 이내 기업이 5.6%, 4∼6년차 기업은 9.2%였는데 2005∼2013년은 각각 4.5%, 6.8%로 축소했다.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 대비 개별 사업체의 총산출에 가중치로 적용한 가중평균 생산성을 보면 1995∼2004년에는 3년차 이하 기업의 비중이 6.7%, 4∼6년차 기업의 비중이 11.4%였는데 2005∼2013년에는 각각 4.4%, 7.0%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신생기업의 평균 생산성이 높아졌음에도 제조업 총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이들의 역할이 감소한 것은 신생기업의 비중 감소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신생기업이 한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년 사이에 급격히 줄었다. 신생기업의 사업체 수 비중은 1995년에 51%였는데 2014년에 28%로 확연히 낮아졌다. 같은 기간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로 본 신생기업의 비중도 줄었다.

한국 제조업의 총생산성 증가율은 1995∼2000년에는 7.3%였는데 2010∼2013년에는 3.1%로 떨어졌다.
신생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을 1년차인 ‘순진입기업’과 2∼6년차인 ‘존속기업’으로 나눠 분석해보면 존속기업의 생산성 하락이 두드러졌다.

1995∼2000년 3.8%였던 신생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10∼2013년 1.5%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순진입기업의 기여도는 1.1%에서 0.7%로 0.4% 포인트 하락했지만, 존속기업의 기여도는 2.7%에서 0.8%로 1.9%포인트 낮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민호 KDI 연구위원은 “신생기업이 생산성 향상에 더 기여할 수 있게 하려면 창업 지원의 초점을 창업 이후 기업의 성장과 혁신 창출에 맞춰야 한다”면서 “혁신기업 선정 기준을 정부 인증 중심에서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사업의 성과를 엄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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