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은 제나라 사람 손자(孫武)가 쓴 13편의 병법서다. 손자는 제나라에 내란이 일어나자 자신의 병법서를 들고 오나라 왕 합려를 찾아간다. 그리고 궁녀들을 대상으로 군대를 지휘하는 시험을 거쳐 오왕의 신임을 얻게 되고 장수로 임용됐다.

<사기>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 있는 고사로, 대장 궁녀들의 목을 베어 기강을 세운 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를 만들었다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그 다음 명재상 오자서와 힘을 합쳐서 오나라를 그 당시 가장 강력한 패권국으로 만들었다. <사기>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오나라가 강대국 초나라를 쳐부수고 수도 영 땅까지 쳐들어가고,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진나라를 벌벌 떨게 만들어 제후들 사이에 이름을 떨친 것도 손자(손무)의 힘이 컸다.”

<손자병법>이 최고의 전쟁 병법서로 꼽히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점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종이에 적힌 병법이론이 아니라 전쟁에서 증명된 실전 병법서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시대 말기에 고전의 반열에 올라 무인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됐다.
순자(荀子)는 “손자와 오기는 병법을 사용해 하늘 아래 적이 없게 됐다”라고 했고, <사기>에도 ‘전쟁을 논하는 사람은 모두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논한다’라고 실려 있을 정도이다.

오늘날까지도 <손자병법>은 최고의 전략서로서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한 각 나라의 사관학교에서 필수교재가 됐고, 기업체에서도 전략수립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사이다. 백성의 생사의 갈림길이고, 나라의 존망이 달려 있다. 따라서 깊이 살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가 활동하던 춘추시대의 전쟁은 너무나 쉽게 일어났다. 천하를 손에 쥐고자 했던 군주의 야망, 다른 나라보다 커지고자 했던 자존심, 예전의 패배에 대한 복수심 등으로 말미암아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대였다. 하지만 전쟁은 한 나라의 존망을 결정하는 가장 중대한 일이었다. 전쟁에서 패하면 나라는 망하고 백성들은 죽거나 노예로 팔려가야 했다.

따라서 손자는 전쟁은 반드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부득이 해야 한다면 철저히 준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5가지 항목을 근본으로 삼고, 계책을 비교하고, 정세를 파악해야 한다. 5가지 중 첫째는 도(道), 둘째는 하늘(天), 셋째는 땅(地), 넷째는 장수(將), 다섯째가 법(法)이다. 이 5가지는 장수가 반드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잘 아는 자는 이길 것이고, 모르는 자는 이길 수 없다.”

여기서 5가지 항목은 줄여서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라고 한다. 도는 조직의 비전과 인화로 리더와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천은 외부의 상황과 환경에 적응하고 이용하는 것, 지는 내부의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장은 적재적소의 인재 선별과 공정한 상벌, 법은 조직의 원칙과 기강을 말한다. 이 5가지가 제대로 구축되고 공명정대하게 운영된다면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도 다르지 않다. 마치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승리의 원칙, 바로 ‘도천지장법’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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