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달러로 통계 작성후 최소치…‘만성 적자’탈출 청신호

게임회사들의 해외 진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을 보면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수지는 6억달러 적자였다. 수출이 66억7000만달러, 수입이 72억2000만달러다.
상반기 적자는 반기 기준 2010년 통계집계 이래 가장 작다. 2위는 2016년 하반기(-8억2000만달러)다.

게임사 프랜차이즈권 수출 늘어
우리나라는 지재권 무역에서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산업인 휴대전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원천기술을 미국, 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상품 수출이 늘어날수록 해당 국가의 원천기술에 대한 로열티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지재권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올 상반기 지재권 적자규모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다. 그 배경에는 국내 게임회사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국내 대기업의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게임회사의 프랜차이즈권과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등 수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적자 개선에 영향을 줬다.

유형별로 프랜차이즈권(6억9000만달러), 기관 형태별로 국내 대기업(4억8000만달러), 산업별로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8억5000만달러), 거래 상대 국가별로 중국(16억1000만달러)에서 각각 반기 최대 흑자를 낸 배경에는 국내 온라인 게임 흥행이 있다.

상반기 지재권 유형별로 산업재산권(-10억5000만달러)은 적자인 반면 저작권(3억7000만달러)은 흑자였다.
산업재산권에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적자(10억2000만달러)가 지난해 동기(-3억4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흑자(7000만달러)는 역대 2위 규모였다. 이 중 상표권(-6억3000만달러)은 적자가 축소됐다.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들의 미국 상표권 수입이 줄었다.

저작권에서 음악·영상(-1억2000만달러)과 컴퓨터프로그램(1억8000만달러)은 게임회사 저작권 수출 확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적자 규모가 축소하거나 흑자 전환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8억8000만달러)도 게임회사 활약으로 역대 2위 흑자를 냈다. 일부 대형 게임회사가 대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상당수는 중소·중견기업에 속한다.

넥슨·넷마블 효과로 대기업 실적↑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국내 대기업이 미국에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많이 지급함에도 과거 중견·중소기업이었던 게임회사 중 일부가 대기업집단에 포함되고 이들의 성과가 좋아지면서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반기 기준 최대 흑자규모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 넷마블을 대기업집단 소속회사로 분류하고 있다.

외투 중소·중견기업(-16억9000만달러)은 역대 최대 적자다. 외국계 IT기업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수입이 늘었다. 전기전자제품 제조업(-4억9000만달러)은 적자 규모가 커졌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최대 적자국은 여전히 미국(21억1000만달러)으로, 적자폭이 더 확대됐다.
반면 베트남은 12억4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2위 규모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법인으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소폭 늘었기 때문이다.

최정태 팀장은 “상반기 특허 및 실용신안권 등이 포함된 산업재산권 수지는 10억5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에 비해 악화됐다”며 “다만 특허료 지급의 경우 우리 상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있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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