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반도체산업 전망이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올해와 내년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 역시 향상 조정됐다. 이런 성장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산업의 2018년 하반기 전망’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등장한 신산업들이 반도체를 핵심부품으로 사용함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라 반도체산업의 전체적인 전망은 아주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 부족 계속될 듯
보고서는 반도체산업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여건이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서 앞으로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하반기에도 글로벌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한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처럼 급격한 수출 증가율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 전망은 15.9%로 상반기의 수출 증가율 42.5%보다 낮다.
보고서는 반도체산업의 위험 요인으로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산업구조와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추격을 지목했다.

현재 메모리반도체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이 내년 초에는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당장은 기술 차이 때문에 영향이 없지만, 중국 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중소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아직 우리 기술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집중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미·중 상호 보복관세에 반도체도 포함돼 있으나 중국과 우리의 반도체 집중 분야가 상이하고 기술 수준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전자제품 수요가 축소되거나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자제품의 대외 수출이 감소할 경우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반도체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성장전망 ‘고점’ 논란 무색
한편, 최근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고점’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또 상향조정됐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의 매출이 총 4771억달러로, 지난해(4122억달러)보다 15.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내년에는 올해보다 5.2% 늘어난 5020억달러에 달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성장률(21.6%)에는 못 미치는 것이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상향조정된 수치다.
WSTS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매출이 2.7% 늘어나는 데 그치고 내년에는 오히려 0.2% 감소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경기가 다운턴(하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론을 내놨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0% 올리고 올 6월 이를 12.4%로 높여 잡은 데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올 6월에는 4.4%라고 밝혔으나 이번에 5%대로 올렸다.
보고서는 “올해는 메모리, 아날로그, 옵토일렉트로닉스(광전자) 등 모든 반도체 품목이 매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역별로도 일제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수요는 계속되고 있고, 특히 고사양 제품 가격은 꾸준한 양상”이라면서 “반도체시장의 고점 여부를 놓고 또다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하이닉스 세계시장 주도
올 상반기 전 세계 반도체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축이 된 메모리 업체들이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IT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상위 15개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총 1823억3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1억1800만달러)보다 24%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1년 전보다 36%나 증가한 397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선두자리를 지켰다.

2위인 미국 인텔은 매출 325억8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6년까지 20여년간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처음 1위를 내준 뒤 올해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SK하이닉스가 무려 56%나 급증한 177억5400만달러의 매출로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증가율은 상위 15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이 각각 163억1200만달러와 154억600만달러의 매출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5개 업체를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가 7개로 가장 많았고, 유럽 기업이 3개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와 대만이 각각 2개, 일본이 1개로 집계됐다.

IC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15개 업체 가운데 4개를 제외하고는 올 상반기에 일제히 두자릿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면서 “특히 글로벌 3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매출이 모두 35% 이상 늘어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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