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에 제품명이나 이미지를 노출시켜 간접 홍보하는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를 태국에선 보통 타이인(Tie In)이라고도 많이 부르는데 ‘간접’이 아닌 ‘직접’이란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광범위하고 일반화돼 있다.

드라마, 영화 제작자들에게 PPL은 일반광고와 함께 주요 수입원이며, 상품 판매자들에게는 자유로운 맞춤전략 구사가 가능한 가성비 높은 마케팅으로 인식된지 오래다.

■직접 규제가 없는 태국의 PPL
태국 방송 관계자들은 태국은 오래전부터 PPL이 자유로운 전세계 몇 안 되는 나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마디로 PPL을 직접 규제하는 법 자체가 없다.

태국에서 PPL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는 알려진 것만 해도 적지 않다. 가장 최근의 예는 태국 Ch3의 수목 드라마 ‘붑페싼니왓’이다. 현대와 고대를 넘나들며 전개된 이 드라마는 시청률 20%를 웃돌며 태국 전통 의상이 불티나게 팔리고, 촬영지인 아유타야 관광특수가 일어났다. 한국 방송사가 태국에 포맷 수출한 ‘마스크 싱어’에서 열대과일 두리안 의상을 한 가수가 화제를 일으키자 태국 두리안 시장이 요동쳤다.(사진)

PPL 직접 규제법은 없지만 종종 PPL이 소비자보호법 등 관련법에 저촉돼 문제가 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담배와 알코올 규제는 엄하다. 최근엔 태국의 유명스타들이 무더기로 맥주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SNS에 간접광고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태국의 PPL 제작과 참여과정은 우리의 사례와 비슷하다. 영화나 드라마의 스크립트를 완성한 뒤 프로덕션 과정에서 제작진의 제안 또는 기업의 요청에 의해 PPL이 이뤄진다. 태국은 방송사가 외부 프로덕션에 상당부분의 방송시간을 판매한다. 외주사는 광고와 PPL를 통해 제작비를 감당하고 이윤을 내야 하기 때문에 스폰서 위주의 제작시스템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여전한 한류열풍 적극 활용해야
K-팝이 고공행진하며 태국 내 한류의 인기는 여전히 높지만 2000년대 중반 ‘반짝 특수’를 누렸던 컬러렌즈처럼 한국 드라마와 연계돼 저절로 PPL 효과를 본 대박 상품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2015년 4월 태국에선 24개 채널의 디지털 TV가 본격 출범했다. TV채널의 증가로 태국 디지털 방송사들이 질 높은 한국 드라마, 오락 등 한국 콘텐츠를 활발히 수입할 것이 예상돼 PPL 효과도 기대됐지만, 디지털 방송사들이 재정부진으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태국 진출 한국기업들이게 PPL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우선은 한국 콘텐츠가 여전히 다량으로 소개되고 있으므로 드라마 등 한국 영상물과 연계된 태국사람들의 반응을 세심히 관찰하고 소비 트렌드에 주목할 것이 요구된다. 태국에서 제작되는 방송, 영화, SNS의 추이와 트렌드의 궤적도 따라갈 필요가 있다.

- 이유현 코트라 방콕무역관 자문위원 /news.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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