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진료 예약 툴 ‘족닥’

진료 예약 툴인 ‘족닥(Zocdoc)’이 기술공포증에 시달리는 의사들을 소리 없이 디지털 시대로 인도하고 있다. 의사도 누구 못지않게 전자제품과 기술을 좋아한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의료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만 놓고 보면 그런 사실을 결코 알 수가 없다.

의사들의 책상 선반은 환자 파일로 빼곡하고 아직도 많은 의사들이 처방전을 수기로 작성한다. 전화로 진료 예약을 할 때 환자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있다.

2007년 설립된 IT 회사 족닥은 위와 같은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가 전문분야와 기타 카테고리별로 의사를 찾고, 진료 후기를 읽으며 온라인으로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식당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OpenTable)’의 병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비자는 편리한 서비스를 좋아한다. 족닥의 월 사용자 수는 70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족닥의 가장 열렬한 사용자는 의사와 병원이다. 병원에선 신규 환자 유치뿐 아니라 접수처의 진료 예약 관리를 도움받는다. 환자 관련 문서를 줄이기 위해 족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의사들은 잠재 환자가 온라인이나 앱을 통해 진료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족닥에 월 250달러의 사용료를 낸다. 족닥의 소프트웨어는 병원과 일부 개인병원에서 사용하는 기존 예약 소프트웨어와 통합돼 병원 손님이 족닥에서 예약을 변경할 경우 스케줄이 바로 업데이트된다.

호환되는 예약 시스템이 없는 곳의 경우 족닥의 웹 기반 캘린더 소프트웨어에 접속해 방문 및 전화 예약을 포함한 모든 예약을 관리할 수 있다.

뉴욕시에 있는 베스 이스라엘 메디컬 그룹(Beth Israel Medical Group)의 부회장 톰 풀(Tom Poole)에 따르면, 환자들이 족닥을 통해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화면을 탭해서 예약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예약 후 오지 않는 환자들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는 “환자들이 전화를 해야 할 경우 답답해 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고 덧붙였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현재 미국 내 11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족닥은 골드만삭스,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러시안스 디지털 스카이 테크놀러지(Russians’ Digital Sky Technologies)를 비롯한 여러 기업으로부터 95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족닥의 투자자들은 족닥이 규모가 커져가는 의사 네트워크에 다른 디지털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물론 족닥은 이미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에게 기본적인 개인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는 환자들이 휴대폰을 한번 흔들기만 해도 입원하거나 진료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저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족닥의 창립자인 사이러스 마소미(Cyrus Massou mi)와 올리버 카르자(Oliver Kharrza) 박사는 지금 당장은 새로운 도시로 사업을 확장하고 의사와 병원 수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의료업계가 조금씩 디지털화하도록 돕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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