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교역이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무연탄 수출에 편중돼 있어 다변화를 위한 남북 경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북한의 무역 양적 성장만으로 충분한가?’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북한과 가장 교역을 많이 한 국가는 중국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북한은 수출액 기준으로 1996∼2001년에는 일본과 가장 교역을 많이 했으나 2002년부터는 수출 1위 상대 국가가 중국으로 바뀌었다. 수입 상대국은 2001년(일본)을 제외하고 줄곧 중국이었다. 북한의 교역에서 1위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무렵부터 급격하게 상승해 2016년에는 약 90%에 달했다.

김규철 KDI 연구위원은 “북한의 교역 1위 상대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출과 수입 모두에서 중국으로 고정됐고 그 이후 의존도가 점차 심화해 현재 중국은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2002∼2016년에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원유 혹은 정제유였다.
수출품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금, 아연 등 광물성 생산품이나 TV 부품, 해산물 등 여러 품목이 1위에 올랐고 이후 2008∼2016년엔 무연탄이 1위를 지켰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 성장으로 화석 연료 사용이 늘면서 북한의 무연탄 생산 및 수출이 촉진됐고 2006년 1차 핵실험 후 국제 사회 제재 등에 직면한 북한이 중국으로 무연탄 수출을 전략적으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 수출품에서 무연탄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이 수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적자본과 인적자본의 수준을 보여주는 인적자본 투입요소 값과 물적자본 투입요소 값이 2000년 이후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그는 “무연탄이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의 투입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낮은 수준의 상품이라는 의미”라며 “무연탄 일변도의 수출구조가 장기화할 경우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의 투자가 필요한 다른 산업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무연탄 중심의 수출은 국제 시세 변동에 취약하며, 중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는 중국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지속한 중국 일변도, 무연탄 일변도의 수출구조는 정상적인 교역 형태라고 보기 어려우며, 이러한 기형적인 교역구조는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뿐 아니라 북한의 장기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무역 구조 변화와 이로 인한 북한의 산업구조 변화를 이해하고 북한의 경제를 장기적 안목에서 성장시킬 수 있는 경제협력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무연탄 비중을 낮추고 의류·전자·소프트웨어 등 북한이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수출 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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