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자원부의 200대 기업 조사결과를 보면 금년도 설비투자계획은 전년대비 22.8%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 한다. 모쪼록 그렇게 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중소기업 환경과 이중구조 문제도 정부가 적극 대처하기 바란다. 작년에는 불안한 국제관계, 북핵문제, 사스파동, 물류대란, 대선자금정국 등 충격 시리즈가 있었다. 금년에는 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제는 시민과 중소기업이 주역
근본적으로 우리는 시민사회로의 전환과정이 원활치 못하다. 이는 정치개혁, 전자정부과제, 중소기업문제와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20세기는 대규모 조직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조직의 시대였다. 21세기는 시민과 소기업이 약진할 새 시대요 그것이 바로 시민사회이다. 현재 사이버 공간에 떠있는 클럽, 카페 등은 수백만 개에 달하며 그들이 만든 인터넷 자료는 수천만 페이지에 달한다. 월드컵 열기, 시민운동, 인터넷을 상대적으로 더 잘 이용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시민사회는 바른 방향으로 성숙돼가고 있는가? 시민운동이 일부 정치세력, 환경운동, 노동운동 또는 10~20대들에 국한돼 안타깝다. 이것은 선진적 시민사회의 모델이 아니다. 해외사례를 보면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 소상공인, 커뮤니티 네트워크, 전문가 집단의 상호연결로 정보자원을 국가적으로 총동원하고 있으며 각 영역을 얼마나 광범하게 포용하느냐를 성공척도로 삼고 있다.
지금은 각종 전송수단이 최적통합화 되고 PC, TV, 인터넷, 모바일폰 등 터미널이 또한 통합·수렴하는 추세이며, 컴퓨터, 통신, 컨텐츠, 소비자전자제품 즉 4C 산업이 하나의 신산업으로 수렴하는 온라인 멀티미디어 산업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종래의 이업종들, 예컨대 출판, 방송, 4C, ISP, 닷컴, cable/xDSL, 컨설팅, 조인트벤처들이 신산업에 가담함으로써 신체제가 태동할 것이다. 전통산업도 달라진다. 이노비즈(inno-biz)라는 묘한 말을 만들어 일부 중소기업을 별도 지원하는 제도가 있으나, 이제는 모든 기업이 이노비즈일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 제조업도 서비스를 하고 관계관리를 한다. 공정을 아웃소싱하면서 온라인 공급사슬을 통해 소비자와 시민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를 세대차이나 기술차이로만 설명하는 것은 단견이다. 디지털이 등장함으로써 연결성, 상호작용, 개인화, 3요소의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비로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中企문제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을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시민사회 속의 중소기업의 존재양식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폭력으로 승부하는 사회가 아니라 합리성, 혁신, 관계관리 기술로 승부하는 사회이다. 따라서 그러한 역량과 경쟁력을 과시할 수 있는 세대가 참여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태생적으로 시민들의 운영체이다. 중소기업은 태생적으로 합리적인 동시에 혁신적인 존재이다.
21세기 시민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는 중소기업 문제를 단지 경제부처들만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과제로 보면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전통적 권력개념에서 정보공유 → 학습 → 정렬 → 참가로 이어지는 진정한 시민사회로의 전환을 설계해야 할 때이다.
전자정부는 참가를 제한하지 말고 관청, 교육기관, 도서관, 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 보건, 시민, 지역기구들의 연합적 플랫폼과 지역중심 컨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3백만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고 생동하고 진정으로 학습하는 시민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재관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장
jklee@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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