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라이벌] 에이스 vs 시몬스

가을 웨딩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신혼침대를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한 침대 업계의 치열한 마케팅 열전으로 뜨겁습니다. 국내 침대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대략 1조20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침대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업가가 있습니다.

안유수 에이스침대·시몬스 회장입니다. 안유수 회장은 국내 침대 산업을 일으켜 세운 장본인입니다. 1930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안 회장은 1963년에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고, 1977년 사명을 에이스침대로 바꾼뒤 현재까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 회장의 두 아들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와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각각 가업을 물려받아 침대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침대 시장은 바로 황해도 출신의 안씨 집안에 의해 개척됐고 현재도 그 시장도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침대 시장은 각종 변화와 위기와 기회가 시시각각 공존했었습니다. 먼저 두 양대산맥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매트리스’를 전문으로 렌털 사업을 하는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죠. 유통 마진을 뺀 가성비 높은 매트리스가 인기를 끌면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각각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대진침대로부터 시작된 ‘라돈 포비아’가 불어닥치면서 소비자 신뢰가 상당히 민감한 시장이 됐죠.

일단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두 회사는 주력 상품인 스프링 침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쟁자들 대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제조와 판매 인프라를 충실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를 하는 거 같습니다. 

우선 ‘침대는 과학이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에이스침대의 안성호 대표는 2002년에 대표이사에 취임했습니다. 벌써 17년째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데요. 에이스침대는 30년간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성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폭발적인 성장세는 없었죠. 특히 2015년을 빼고 2010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한자릿수 성장에만 그쳤습니다. 지난해는 매출액 2060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하면 30억원 정도 늘었는데요.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33억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에이스침대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제자리 혹은 게걸음을 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침대 판매에서만 수익을 노리는 비즈니스에 정체기가 왔다는 걸로 해석됩니다. 이는 매트리스 렌털 사업과 비교하면 소비자들의 니즈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코웨이는 지난 2011년에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했는데, 2012년 24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 1649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중저가 매트리스 업체들의 공세도 무섭습니다. 에이스침대가 얼마나 더 수성에 성공할지 의문입니다.

이어서 ‘흔들림 없는 편안함’을 내세우는 시몬스는 에이스침대와는 형제 회사이면서도 가장 큰 경쟁자입니다. 안정호 대표는 2001년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인데요. 1993년 안유수 회장이 상표권을 공식 이전했죠. 안 회장의 둘째아들인 안정호 대표는 미국에서 공부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시몬스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뒤 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시몬스는 매년 성장곡선이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2017년 매출은 1732억원입니다. 전체 시장이 침체이지만 지난 4년간 시몬스는 35% 이상 매출을 늘렸습니다. 시몬스의 주된 무기는 고급화입니다. 에이스침대가 200만원대라면 시몬스는 300만원대부터 500만원까지 고가 침대라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시몬스도 에이스침대와 마찬가지로 스프링 침대라는 전통 비즈니스 전략으로 여러 매트리스 업체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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