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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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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5호] 승인 20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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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백전백승은 최선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병법이론들로 <손자병법> ‘모공(謨攻)’에 실려 있다.

모공이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세우는 전략과 전술을 말한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전쟁 중에서 가장 최선으로 여겼기에 위의 두 구절을 모공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이렇게 정했다.

“무릇 전쟁에서 최상책은 계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며, 그 다음은 외교술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이 병력을 동원해 적을 굴복시키고, 가장 나쁜 방법이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다.(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 其下政攻城)”

계략으로 적을 굴복하는 것이 최상인 이유는 바로 아군의 손실은 전혀 없이 적군의 모든 것을 온전히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고, 적의 성을 공격하지 않고 무너뜨리며, 장기전을 치르지 않고도 적군을 격파한다’고 손자는 말했다.

계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은 귀곡자의 문하에서 배웠던 소진과 장의의 합종연횡책으로 대표된다.

전국시대 말기 가장 강력한 진(秦)나라에 대적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연(燕), 제(齊), 초(楚), 한(韓), 위(魏), 조(趙)나라 6국이 연합해야 한다는 것이 합종책이고, 그 합종책을 깨뜨리기 위해 장의가 펼쳤던 권모술수가 연횡책이었다. 6개국이 제각각 강대국인 진나라와 연합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유도해 합종책을 무너뜨린 책략이었다.

실제로 장의의 연횡책이 성공함으로써 진나라는 천하를 통일하는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성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나쁜 이유는 필요한 준비를 하는 데에만 3개월이 소요되므로 속전속결의 전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수는 초조와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무리한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병력의 3분의 1을 잃게 된다. 그렇게 해도 성은 무너뜨리지 못하므로 결국 재앙으로 끝나고 만다.

옛날 당태종이 수십만의 대군을 이끌고도 고구려의 안시성을 함락하지 못해 패퇴했던 것이 공성전의 취약점을 잘 말해준다.
 
손자가 ‘모공’에서 전쟁의 승리를 위해 또 한가지 강조했던 것은 장수에 대한 군주의 믿음이다. 장수를 믿지 못해 지휘권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다음의 세가지가 있다.

“첫째 군대가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전진명령을 내리거나, 후퇴해서 안 되는 상황에서 후퇴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둘째는 내부사정을 모르면서 세부적인 일을 간섭하는 것이다. 셋째는 군대의 임기응변적 상황을 모르면서 지휘를 간섭하는 것이다.”

손자는, 군주의 이런 태도는 ‘스스로 아군을 혼란시켜서 적이 승리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 현명한 장수는 전장에서는 설사 군주의 명령이라고 해도 따르지 않았다.

손자가 오나라왕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왕이 총애하는 궁녀를 처단했던 일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례다.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흔히 일어난다. 현장을 모르는 상사가 일일이 현장의 일에 간섭한다면, 오히려 적을 돕는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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