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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고발권 폐지는 대기업에 한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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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5호] 승인 20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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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윤(종합법률사무소 공정 대표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에 전속고발제 일부 폐지를 포함해 입법예고했다. 1980년 법 제정시부터 도입됐던 전속고발제도가 일단 ‘경성담합’에 대해 38년만에 폐지될 예정이다.

경성담합이란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을 말한다. 담합사건 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고 사건수에 있어서도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담합사건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의 직접수사의 길이 열린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미국의 셔먼법, 클레이튼법 등을 모태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법이지만 경제활동이 바로 형사사건화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일본 독점금지법을 참고해 전속고발제도를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경제규모가 커지고 갈수록 시장경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반시장적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요구가 점증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공정거래법의 정신이나 행정기관으로서의 공정위의 성격으로 인해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이 적극적으로 행해지지 않은 측면은 부인할 수 없다.

일부 언론에서는 검찰의 승리라느니, 공정위 기능이 사실상 검찰로 이관될 것이라는 등으로 보도를 하고 있다.

표시광고법, 유통3법(가맹-유통-대리점거래), 하도급법(기술유용)상의 전속고발권도 예정대로 폐지될 경우 언론의 보도는 예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본다. 이 법률들과 관련이 안 되는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표시 또는 광고 안 하는 기업이 없지 않은가.

대기업들의 담합, 갑질에 대해 형사처벌을 통해 철저히 근절시켜야 함에도 공정위가 고발에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해결책의 일환으로 전속고발제가 폐지수순으로 가고 있는데,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건 아닌지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실제 중소기업들 중 전속고발권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은 24.7%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은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업체들이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고 전속고발권 폐해에 대해 깊이 인식을 못하고 답한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기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피신고인 중 중소·중견기업 비율이 84%에 달한다. 중소기업들은 직원들 수가 기껏 많아야 수십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지원부서 인력은 거의 전무하다. 이런 가운데 조그마한 수익을 위해 동종업자들끼리 합의하는 ‘생계형 담합’, 대기업의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요청에 못이겨 마지못해 담합에 가담하게 되는 ‘비자발형 담합’이 대부분이다. 향후 이들 중소기업들이 모두 수사선상에 오르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으로 유명한 국가이다. 모든 분쟁을 형사사건화시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 국민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전속고발권까지 폐지가 되면 거래상대방은 물론 경쟁사, 내부직원, 시민단체 등은 공정거래 관련 법률위반 혐의가 조금만 있어도 검찰로 향할 것이다. 고소만 들어오면 수사기관은 의무적으로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

전속고발권은 대기업, 일부 중견기업의 법위반행위에 한해 폐지되는 것이 옳다.

이제 공은 정부를 떠나 국회로 넘어갔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해 중소기업이 보호를 받고 성장수익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전속고발권제도를 경제주체 모두를 대상으로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핀포인트(Pinpoint)방식으로 논의해주기를 바란다.

-황보윤(종합법률사무소 공정 대표 변호사)
(law-kee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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