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메모리반도체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쓰면서 전체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반도체 30.4%↑…역대 최고치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ICT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5.5% 증가한 20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ICT 수출이 2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집계를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192억5000만달러였다.

수출이 늘면서 ICT 수지도 역대 최고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2016년 12월 이후 21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지켰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이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긴 가운데 전년 동월대비 30.4% 늘어난 116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버와 신규 스마트폰 등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51.6%, 17.7% 증가하는 등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견인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8월보다 5.8% 증가한 29억6000만달러가 수출됐다.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의 경쟁이 심화됐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도 1억200만달러, 주변기기는 8억60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월대비 29.1%, 11.2% 증가했다.

반면 휴대전화는 글로벌 경쟁 심화로 19.7% 줄어든 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휴대전화 수출이 감소한 것은 올해 4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 심화 및 교체주기 지연 등으로 완제품(5억2000만달러)은 15.4% 감소했고, 휴대폰부분품(8억달러) 역시 22.3%나 줄었다.

중국·베트남·EU 꾸준한 증가세
지역별 수출액은 중국이 20.0% 증가한 109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77억6000만달러), 컴퓨터 및 주변기기(4억3000만달러)가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베트남(27억9000만달러, 24.3%↑), EU(10억3000만달러, 19.5%↑)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7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4%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늘었지만 휴대폰과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일본도 0.8% 감소한 3억200만달러였다.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ICT 수지도 역대 최고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달 ICT 수입은 0.4% 증가한 86억5000만달러였고, 이에 따라 ICT 수지는 115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요 증가가 전체 수출 성장의 요인”이라며 “하지만 스마트폰은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수출의 지나친 반도체 편중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전체 수출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달 ICT 부문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했다. 전체 수출액으로 놓고 봐도 반도체 비중은 22.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빼면 증가율은 0.37%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전체 수출은 물론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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