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산단과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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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산단과 실리콘밸리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186
  • 승인 2018.10.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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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영한성대학교 특임교수

10여년 전만해도 버려진 땅과 같았던 마곡의 논밭이 상전벽해가 되고 있다. 마곡산업단지에 IT, ET, NT, ET 등 첨단분야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희망찬 소식이다. 새로운 R&D의 메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증가, 소득증가로 이어지고 혁신성장,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반면 오랫동안 R&D와 혁신의 메카였던 실리콘밸리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거리 곳곳에 건물임대 간판이 붙어 있고, 벤처기업들이 다른 도시, 다른 나라로 이전하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구글 등의 대기업들도 AI센터 등 주요 미래사업 거점을 옮기고 있다. 일자리감소,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혁신정체, 지역경제의 침체를 초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두 도시의 이 같은 차이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제도와 기업환경이다. 마곡산단은 서울시가 실리콘밸리를 본 따 기획하고 조성했다. 조성원가에 산업 용지를 분양한다. 조세, 금융, 고용 상의 인센티브(특히 외국기업)도 제공한다. 가까운 국제공항, 간선도로망 등 입지 인프라도 우수하다. 60여개 수도권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고급 연구인력의 확보도 용이하다. 대·중견·중소기업의 문턱도 없다.

번성하던 실리콘밸리에서의 기업탈출의 원인은 간단하다.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이윤극대화를 이루지 못하면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윤은 생산극대화와 비용극소화에 의해 만들어진다. 실리콘밸리의 주택가격 중간 값은 미국 평균의 4배에 달한다고 한다. 임대료, 인건비가 크게 올라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전설 같은 창고 창업은 꿈도 꿀 수 없다.

두 도시의 명암을 보면서 국가와 제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제도와 경제성장과의 관계 연구를 통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노스(North)는 경제성장의 근본요인은 효율적인 제도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성장 역사를 열게 한 산업혁명의 요인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혁신의 유인을 제공한 사유재산권 보호제도였다고 주장했다. 노스는 국가의 역할은 경제발전에 유리한 공식적 제도를 만들고, 경제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도경제학자들은 근대사에서 동양이 서양에 뒤졌던 것은 효율적, 효과적인 제도를 만드는데 뒤졌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서양은 경제발전에 유익한 공식적 제도의 수립을 통해 산업혁명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했으며, 21세기에도 세계경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물론 기업친화적 사회문화와 인식 등 비공식적 제도도 기여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한국경제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효율적, 효과적인 제도를 수립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그러했던 한국경제가 지금 중소제조기업들은 등 떠밀리듯 해외로 떠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은 기업친화적 제도개혁으로 일자리가 넘쳐나는 일본으로 독일로 떠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산업에도 위기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어두운 소식이다.

전국 곳곳에서 무수한 마곡산업단지 사례가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적 규제완화, 4차 산업혁명의 확산과 제조업의 부활을 뒷받침할 신산업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게 최저임금인상 및 주52시간근로제를 속도조절하고, 업종별·지역별 차등화도 제도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하기 좋은, 경제발전하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의 수립과 개혁이 시급하다. 반기업 정서도 완화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 같은 일들은 노스의 주장처럼 국가, 즉 정부의 몫이요, 정부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 홍순영한성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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