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라이벌] 참좋은여행 vs 노랑풍선

한해 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놀랍게도 무려 300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맞이한 시점에서 상승세를 타고 함께 고공비행을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중견 여행사들이죠. 참좋은여행사, 노랑풍선 등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겁니다.

사실 해외여행 사업이라는 게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두 양대산맥이 선점했던 독과점 시장이었습니다. 1987년에 정부가 해외여행 자유화를 선언한 즈음해서 두 대형 여행사가 설립됐으니, 초창기 시장부터 시장을 지배해 왔던 거죠.

그러다가 IMF외환위기를 이겨내고 2000년대 초반부터 다시 해외여행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여행사들이 하나둘 생겨났던 거죠.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에 불과한 중소기업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강점을 보이는 ‘패키지 여행’ 시장을 피해 틈새시장인 ‘직판여행’을 개척합니다.

여행 대리점이라는 중간유통 마진을 최소화하고 고객에게 직접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인 거죠. TV 홈쇼핑 방송을 통한 홍보도 중견 여행사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고 합니다.

참좋은여행과 노랑풍선이 중견 여행사 분야의 용호상박 경쟁자들입니다. 참좋은여행은 1998년 설립됐다가 2008년 7월 삼천리자전거 계열사인 참좋은레져에 합병됩니다. 참좋은레져는 원래 자전거 등 레저전문기업이었는데요. 여행 부문의 수요가 요즘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참좋은레져는 2017년 9월에 여행부문을 전담하는 참좋은여행과 자전거 부문을 담당하는 참좋은레져로 분할됩니다.

이상호 참좋은여행 대표는 원래 자전거 사업에 특화된 인물이었습니다. 1983년 삼천리자전거에 입사한 이후 착실히 승진을 해서 임원이 됐고 2007년에 첼로스포츠라는 전문기업의 전문경영인이 됐습니다. 첼로스포츠가 과거 참좋은레져의 전신이기 때문에 벌써 11년째 대표이사로 경영을 맡고 있는 겁니다.

참좋은여행이 지난 상반기에만 커버한 여행객은 32만명이 조금 넘습니다. 매출액은 2015년 352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430억원, 지난해 565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요. 특히 2017년 영업이익이 148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여행 업계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상호 대표의 성공비결은 몇가지로 요약됩니다. 우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여행 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TV광고를 2013년에 시작합니다.

또 기본적인 고객 타깃층을 50~60대 중장년 여성으로 맞추고 이들을 위한 세분화된 상품을 개발하면서, 이른 바 ‘입소문 마케팅’에서 큰 홍보효과와 실적을 따냈다고 합니다.

국내 대표 중견 여행사인 노랑풍선도 성공 DNA가 듬뿍 담긴 스토리가 있습니다. 2001년에 ‘출발드림투어’라는 사명으로 시작했는데요. 이후 2003년 노랑풍선으로 법인명을 변경합니다. 설립 첫해 매출 2억원에 불과하던 노랑풍선은 지난해 838억원까지 실적을 키웁니다. 지난해 노랑풍선이 커버한 여행객은 145만명입니다.

노랑풍선이야말로 설립 초창기부터 거품 없는 가격을 경쟁력으로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저가형 패키지 여행 상품도 선도적으로 출시했죠. 노랑풍선은 김인중 신임 대표가 올해초 취임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모색 중입니다. 김인중 대표는 1989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2015년까지 상무로 재직했습니다. 2016년 대한항공을 떠나 노랑풍선 부사장으로 입성하고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한 겁니다.

노랑풍선은 아마도 1~2년 안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우선은 코스닥 상장을 계속 시도하면서 자금흐름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또 지난 9월 인수한 ‘서울투어버스여행’은 새로운 점프를 위한 발판이 될 걸로 보입니다. 이 회사는 버스투어 전문기업인데요. 서울의 유명관광지를 순환하고 있죠. 3000만 해외여행객 니즈와 급변화하는 국내여행객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두 중견 여행사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 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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