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기술업계의 새 열풍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비트와 바이트 정보를 활용하기를 바라는 기업들은 소위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s)’라 불리는 사람들을 보이는 족족 고용부터 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업계는 ‘데이터 과학자’라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새로운 전문 일자리를 만들었고, 기업들은 이 자리를 메우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자는 내부적으로 생성된 매출 보고서에서부터 고객의 트윗까지 기업이 매일 도처에서 수집하는 방대한 양의 디지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문가적 데이터 수집과 분류, 적절성 파악 능력을 요구하는 기술업계의 새로운 총아인 데이터 과학자는 한편으론 통계학자, 한편으론 법의학자, 또 다른 한편으론 해커라고도 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 회사 EMC의 마케팅 부문 부회장 리차드 스니(Richard Snee)는 데이터 과학자가 하나의 데이터 세트(컴퓨터상의 데이터 처리에서 한개의 단위)로 취급하는 데이터의 집합만 확인하고 데이터 발굴을 멈추는 게 아니라, 데이터에서 사업에 도움이 되는 금괴를 발굴하고 그것을 업계 리더들에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터 과학자는 구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기업에선 이미 수년 전에 정착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월마트나 포스퀘어(미국 유통기업)와 같은 다양한 기업체에서도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규 제품 및 보다 나은 사업상의 결정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컴퓨터 공학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

예컨대 단축 URL 서비스 회사 비틀리(Bitly)의 수석과학자 힐러리 메이슨(Hilary Mason)은 비틀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해 고객이 작성한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스스로 추적하는 측정 도구로 사용하도록 돕고 있다.

데이터 과학은 이미 각광받는 분야가 됐다. EMC가 지난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첫 데이터 과학자 정상회담엔 300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가했다. 또, 비틀리의 힐러리 메이슨이 만든 데이터 과학계를 위한 블로그(dataists.com)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스탠퍼드 대학의 데이터 마이닝 과정은 5년 전 20명뿐이었던 학생 수가 지난해 120명 이상으로 늘어나 만원이 됐다.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이용해 모바일 쇼핑과 소셜 쇼핑의 특성을 월마트 실제 점포에 적용하기 위해 설립한 온라인 유통업체 앳월마트랩스(@WalmartLabs) 운영자이자 데이터 마이닝 강사인 아난 라자라만(Anan Rajaraman)은 이같은 현상이 대규모 데이터 마이닝의 성장과 그에 대한 관심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들이 데이터 마이닝을 공부한 인력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관련 기술을 학습한 사람일수록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과학자의 수가 얼마나 되고 이들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에서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경우 데이터 분석능력을 보유한 인력이 19만명이나 부족했을 것이라고 한다.

링크트인(LinkedIn)의 제품부서 책임자인 딥 니샤르(Deep Nishar)는 “이미 검색 엔지니어 보다 데이터 엔지니어 구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사실은 우리 시대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인터넷데이터센터 IDC는 올해 말까지 고객과 기업이 창출하는 디지털 정보의 양이 약 1.8 제타바이트(약 1조 기가바이트)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데이터 과학자들이 작업할 데이터 양이 분명 넘쳐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것은 무시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데이터의 핵심포인트이다. 이러한 망망대해의 데이터는 매년 넘쳐나고 이를 기업에서 어떻게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하느냐는 미래 기업 경영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 분명하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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