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함께하는 성장’ 내걸고 갑을문제 해법 모색 강조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경제는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결과로써 성장 과실을 정당하게 나누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이제 ‘빨리’가 아닌 ‘함께’ 가야 하고 ‘지속해서 더 멀리’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공정경제는 경제에서 민주주의를 이루는 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지난날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는 목표를 갖고 밤낮없이 일에 매달려 반세기만의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지만, 경제성장 과정에서 공정을 잃었다”며 “중소기업은 함께 성장하지 못했고 반칙·특권·부정부패로 서민경제가 무너져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고, 기업은 기업대로 스스로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로 경제민주주의를 이루는 일은 서민과 골목상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살고자 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제 함께 잘살아야 한다. 공정경제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대기업의 시혜적인 조치로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상생 협력은 협력업체의 혁신성을 높여 대기업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는 공정거래법·상법 등 공정경제 관련 법안 13개가 계류돼 있다”며 “지난 5일 처음 열린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에서 공정경제 관련 법안 개정에 여야정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니 정기국회에서 법안들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하는 성장’을 슬로건으로 한 이번 행사는 갑을문제 해소 및 상생협력 체감사례 등을 공유하고, 앞으로 공정경제가 나아갈 길을 정부와 민간이 함께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는 당·정·청 인사, 대·중소기업 대표 및 전문가 등 약 130명이 참석, 주요 부처 장관의 발표, 유통·가맹분야 상생협력 토크, 참석자들 간의 자유토론으로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각각 해당 분야의 추진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공정경제 관련 법안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상법 개정안과 소비자의 집단적 피해를 구제하는 집단소송법 개정안이 대표로 꼽힌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이 골자다. 소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해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내용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과밀출점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편의점 분야에 대해 개점·운영·폐점 등 모든 단계를 망라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업계와 적극 협력해 자율규약 형태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계약체결 단계에서 서면미교부, 공개입찰 후 추가적인 단가 인하 등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계약이행 단계에서 납품단가 약정인하 등의 명목으로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하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대기업이 먼저 지원하면 정부가 후원하는 민관 상생협력 모델 도입·확산을 위해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올해 중소기업중앙회와 중기부, 삼성전자가 시범적으로 추진, 중소기업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내년부터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서 대표적인 유통분야 대기업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협력 납품업체인 안희규 대한웰빙은박 대표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납품단가를 조정해준 사례, 전통시장과 유통 대기업의 상생모델 사례 등에 대해 그간의 경험과 소감을 공유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을 운영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박효순 가맹점주는 본사가 가맹금·구입강제품목 가격을 낮춰 점주 부담을 덜어준 경험과 앞으로의 상생방안을 소개했다.

이후 경제단체장, 대·중소기업 대표, 민간 전문가 등 정책고객들로부터 건의사항을 듣고, 관련부처 장관들과 격의 없이 토론함으로써 공정경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일부에서는 지금은 공정경제가 아니라, 성장을 논할 때라는 지적이 있지만 오히려 공정경제를 논할 적기”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구축돼야 하며 그 기본은 공정경제”라고 강조했다.

박성택 회장은 이어 납품단가 문제가 공정경제의 출발점이라며 이번에 정부가 꼭 해결해달라고 당부하고 중소상공인들의 영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복합쇼핑몰 관련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또 교섭력이 부족한 개별 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이라는 플랫폼 속에서 대기업과 유효한 경쟁을 펼쳐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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