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손태승 우리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요즘 금융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입니다. 우리은행은 국내 5대 시중은행 중에 비금융지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입니다. 지주사가 없는 은행이어서 비은행 수익확대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줄곧 들어왔죠.

그런데 금융당국이 최근에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승인하면서 앞으로 신설될 지주사가 우리은행 등 6개의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의 손자회사 등을 거느리게 됩니다. 그러면 보통 관례적으로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지주 회장을 추천하는 위원회를 꾸리게 되는데요. 이사회에서 별도 위원회 구성없이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내정한 겁니다. 손 행장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보여집니다.

손태승 행장이 지주 회장까지 겸임을 하게 되면서 앞으로 그가 우리은행을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시킬 수 있을지 관심도가 부쩍 높아지는 요즘입니다. 이제 손태승 신임 회장(내정자)이라고 불러야겠군요. 그는 1987년 한일은행 입행 이후 다양한 부서에 근무했습니다. 2003년 44세에 최연소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도 역임했으며 이후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와 글로벌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12월에 우리은행장에 올랐었죠.

그는 정말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거친 베테랑입니다. 32년 동안 정통 뱅커로 일하면서 외환위기도 겪었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이 탄생하는 과정도 몸소 체험했습니다. 2014년 우리금융지주가 세워졌다가 해체되고, 2016년 민영화 추진으로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주요 계열사가 매각되는 등 수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특히 그가 행장 시절을 보낸 지난 1년 남짓의 시간은 상징적입니다.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9000억원을 돌파했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26개 국가에 420개로 확대됐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 실적은 국내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며 세계 20위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손 회장은 지난 1년 CEO를 맡으면서 전략통이자 글로벌 뱅커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겁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그를 두고 글로벌 전문가로 치켜세웁니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 재직시절 미국 뉴욕지점, LA지점장 등 글로벌 업무만 10년을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발 빠르고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해왔는데요.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이나,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 인수,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등 크고 작은 해외시장 성과들이 손 회장이 추진했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지주사 전환을 맞은 손 회장의 각오는 어떨까요. 그는 공개적으로 “지주사 전환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은 뒤 이렇게 내부 이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손 회장은 지주사로의 전환에 따라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하고 80여명의 직원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주사 전환의 핵심 목표로 우량 성장 기반 확보, 핵심 예금 증대, 비이자 이익 확대, 디지털 금융 선도, 글로벌 성장 강화 등 5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내년 1월은 우리은행이 창립 12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또 4년 만에 우리금융지주로 재출범하는 시기입니다.

이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CEO를 겸직하게 될 손 회장은 새삼 기분이 남다를 겁니다. 우리은행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면 결국 보험, 증권 등 각 계열사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합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들간의 금융 비즈니스 경쟁 속에서 우리은행이 새롭게 도약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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