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영업 시장은 시장포화, 과당경쟁의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영업이익 규모를 비롯해 임금근로자와 비교한 상대소득이 꾸준히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실생활을 파악하는 정부 통계의 경우 연 단위로 측정되고 있어, 최신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우리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자영업 동향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분석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우리카드의 국내 카드결제 빅데이터를 기초로, 자영업 집중 업종의 최근 매출 동향과 경쟁 강도 및 업종별 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이번 분석 대상자료는 우리카드 222만개 가맹점의 카드결제 실적으로, 자영업 집중도가 높은 세부업종은 ‘자영업 집중 업종’으로 재분류해 분석했다.

아울러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맹점수와 카드결제금액 추이 면에서 국내 전체 자영업 동향으로 확장해 해석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췄다. 카드결제 추이의 경우 지역별, 업종별 카드 이용건수와 매출액, 신규 및 휴·폐업 가맹점수, 연령별 개인카드 이용 자료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집중 업종의 경우 가맹점수는 170만개로, 국세청에서 집계하는 개인 사업체 중 관련 업종 사업체 수의 80%에 해당되는 수치였다.

자영업 집중 업종은 2015년 경제총조사의 국내 소상공인 업종 분포를 기초로, 전체 업종의 62%, 일반 서비스 업종의 88%를 차지하는 10개 업종으로 △요식업 △의류·잡화판매 △음식료판매 △개인서비스 △레저 △교육 △소규모소매점 △자동차정비·부품 △문화·취미 △숙박 등이다.

폐업 상태 가맹점 증가세
최근 자영업 집중 업종의 주요 특징은 △점포당 매출액이 감소했고 △폐업 및 실질적인 휴업 상태의 가맹점이 증가했으며 △전체 카드결제금액 중 법인카드의 비중이 축소한 특징을 보였다.

특히 올해 들어 매출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전체 가맹점의 총매출액 증가율은 2014~2017년 평균 10.5%에서 2018년 1~9월까지 5.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 집중 업종만 한정할 경우 매출액 증가율은 10.1%에서 2.0%로 하락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 집중 업종의 올해 개별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높은 점포당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한 소규모 소매점(편의점, 슈퍼마켓)도 이전과 비교하면 성장성이 빠르게 약화되는 추세다. 소규모 소매점 점포당 매출 증가율은 2014년 17.2%에서 2015년 22.3%, 2016년 14.7%, 2017년 7.3%,올해 4.2%로 나타났다.

휴·폐업 가맹점도 증가 추세다. 2014~2017년 연간 휴·페업 가맹점 수는 60만개 초반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18년 9월까지 누적 휴·폐업 수가 이미 66만개에 달해, 연간으로는 80만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의 휴·폐업 증가는 자영업 집중 업종 뿐 아니라 전 업종, 전국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특히 자영업 집중 업종의 이용가맹점 대비 휴·폐업 비율은 2018년 9월 현재 31.1%로 1년 동안 전체 가맹점의 3분의 1 가량이 휴·폐업 상태로 전환됐다.

휴·폐업 가맹점의 비율이 높은 업종은 의류·잡화판매, 요식업, 숙박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휴폐업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개인서비스, 문화취미, 레저 순이었다.
한편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200만원 초반의 낮은 수준인데, 매출 감소와 인건비 등의 비용 상승으로 저소득 문제가 악화돼 휴·폐업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 강도는 상승, 매출 부진 심화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총매출 증가율, 점포당 매출 증가율, 가맹점수 증가율, 휴·폐업비율 4가지 요인을 평가해 10개 자영업 집중 업종의 경쟁강도와 성장성을 비교했다.

경쟁강도 면에서 소규모소매점과 자동차정비·부품, 음식료판매를 제외한 7개 업종이 올해 들어 ‘경쟁격화’ 이상의 단계로 경쟁 강도가 상승했다. 성장성 측면에서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소규모소매점의 성장성을 100점으로 할 때 다른 업종의 성장성은 평균 40점 수준에 불과했다.

세부 업태별로 보면 가맹점 수와 점포당 매출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유흥주점, 노래방, 화장품 및 의류 판매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10개 자영업 집중 업종 내 28개 업태 중에서 유흥주점(요식업)과 노래방(레저), 화장품 및 의류(의류·잡화판매) 판매점은 가맹점수와 점포당 매출액이 동반 감소하면서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도는 국내 사업체 종사자의 8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까지 적용이 확대되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음식점 및 유흥주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수요감소’는 소비자 취향이나 소비 패턴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제 여건이 개선돼도 매출이 회복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한편 편의점 등의 소규모소매점은 경쟁강도와 성장성 측면에서 양호하나 인건비 등의 영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점포당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소규모소매점과 자동차정비·부품은 영업환경이 양호한 반면, 경쟁이 격화되는 레저, 문화·취미, 개인서비스는 부진한 경향을 나타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카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내 자영업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자영업자의 저성장·저소득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현재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본인 인건비 회수가 어려울 정도로 낮기 때문에,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누적되는 2019년은 휴·폐업 수가 보다 늘어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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