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및 유가 상승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환율 계속 하락= 내수경기와 설비투자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만이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수출경쟁력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환율하락은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가 점진적인 달러약세를 인정한데다 중국의 위앤화에 대해 절상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0일 4.20원 떨어진데 이어 13일까지 하락세를 지속해 1천16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0일의 1천188원에 비해 28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조만간 1천150원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위앤화가 절상될 경우 단지 환율하락뿐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위앤화 절상에 따른 중국수출 부진은 한국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을 만큼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계속 상승= 석유를 제외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꺾일 기미가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업체들의 원가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이는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원자재(석유제외) 가격은 2002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작년 2∼5월에 잠시 안정됐다가 6월 이후 다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 수입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1월 국제 원자재 수입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원자재 가격지수는 132.12 (1995년 12월〓100 기준)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는 고철과 선철 가격이 전달에 비해 각각 41.94%와 21.67%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 석유수출기구(OPEC)는 지난주 알제리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4월1일부터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겨울철 난방연료 수요 감소로 이달말부터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석유시장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석유공사는 OPEC의 기습적인 감산 결정이 내려진 뒤 올해 유가전망치를 24∼25달러선(두바이유 기준)에서 25.8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전반적 수출채산성 악화= 이번 OPEC의 결정은 이달말 이후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단정했던 우리 정부의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교역조건이 1988년 이후 가장 악화되는 등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1월의 평균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89.5로 전년 연간지수인 95.0에 비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난해 교역조건지수는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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