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영(한성대학교 특임교수)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 그 어느 해보다 힘들었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이때가 되면 국내외 경제예측기관이 내년의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KDI를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과 IMF, OECD 등이 한국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두운 전망들이다. 수출증가세의 둔화, 투자 부진, 민간소비 둔화 등으로 실질GDP 성장률이 2018년(2.8%) 보다 낮은 2.5~2.6%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더 커질 고용 악화이다.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소득감소, 소비감소, 생산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고, 성장률은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경제환경, 생산요소, 기술수준 등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 등이 성장률을 낮추는 전적인 요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OECD 지적에서 보듯, 이 정책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컸다.

지난해 11월 OECD는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11월에는 “고용과 성장에 부정적인 효과를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인상은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투자 부진’도 우려했다. 예견 대로 투자가 급속히 위축되고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

세계경제 흐름마저 우리를 돕지 않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생산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 세계교역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이럴 경우 미·중 의존도가 크고, 틈바구니에 끼인 우리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까?
흔히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다. 경제 주체들의 미래인식이 실제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심리학을 경제학에 접목시킨 전망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카너먼 교수는 ‘경제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심리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라던 외환위기도 지혜로운 정책적 대응과 경제주체들의 단합으로 조기에 극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또한 조기에 넘어섰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도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대응과 경제주체들의 결집으로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다.

정부가 비판 의견과 시장의 소리에 귀를 열고, 경제주체의 경제하고자 하는 심리를 일으켜 세운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소득주도성장은 영양제 한번 놔주는 것이고, 한국경제는 비상상태이며, 정부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아야 한다”고 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얼마 전 사회를 맡았던 한 토론회에서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은 한결같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호소했다. “우리가 그때처럼 경제를 일으켜 세울 터이니,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외환위기 때도 중소기업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 282만명의 고용을 늘렸다. 위기극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지금도 다시 중소기업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혁신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탄력적 근로제의 확대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기업들의 생산, 투자활동에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거둬 혁신성장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대신 중소기업인은 외환위기를 극복할 때처럼 활발하게 창업을 하고, 기업규모를 키우고, 고용을 증대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春似不來春(봄 같지 않은 봄)이 아닌 春似來春(봄 같은 봄)을 가져올 정부의 정책전환과 중소기업의 도전을 기대해 본다. 그래도 중소기업이 있어서 희망이 있다. 

- 홍순영(한성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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