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활소비재 기업들이 선진국에 우위를 가지고 있던 가격 경쟁력마저 위협당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는 최근 국내 생활소비재 산업 관련 15개 업종의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향후 국내 생활소비재 산업의 성장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은 16.2%에 불과했다.

반면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본 기업은 41.8%에 달했고,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해외생산 여부를 나눠서 보면 국내생산만 하는 기업은 44.7%가 향후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반해 해외생산을 하는 기업은 20%만이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생활소비재산업 제품이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비가격 경쟁력에서는 일본, 유럽연합(EU), 미국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진국과의 가격 경쟁력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었다.

EU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비가격 경쟁력이 모두 우위를 보인 분야는 문구 분야가 유일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국내생산 제품이 중국에 14.8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보다는 약간 앞섰지만, 격차가 불과 1포인트 내외였다. 이는 2015년 대비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품질, 기술, 디자인, 브랜드 등 비가격 경쟁력은 국내생산 제품이 EU보다 각각 10.2포인트, 10.5포인트, 12.1포인트, 12.8포인트 낮았다. 연구개발 능력은 미국과 비교하면 10.7포인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인프라 등 산업 전반의 유기적 연결성을 뜻하는 생태계 경쟁력은 국내 생활소비재 산업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111.5로, 국내 생활소비재산업보다 11.5포인트가 높았다. EU와 일본도 각각 11포인트와 9.2포인트 높았다.

반면 중국의 생활소비재산업 생태계 경쟁력은 우리나라보다 0.8포인트 낮은 99.2로, 102.1이었던 2015년에 비해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68.4%는 향후 국내 생활소비재 중소기업의 최대 경쟁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이어 일본(32.6%), 베트남(16.6%), 미국(11.8%) 순으로,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주요 경쟁국으로 급부상했다.

기업들은 국내 생활소비재산업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우선 필요한 정책 분야로 자금(57.0%), 판로개척(20.6%), 인력양성·매칭(12.4%) 등을 꼽았다.

또 조사 기업의 64.6%가 국내 생활소비재산업 중소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지원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은 “최근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 등의 요인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에 따라 생활소비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전망이 높아졌다”면서 “생활소비재산업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생활소비재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경쟁력 강화 지원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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