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지만 규모가 작거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간한 ‘최저임금과 생산성: 우리나라 제조업의 사례’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은 전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지만 생산성과 임금,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달랐다.

이는 최저임금영향률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영향률이란 총임금근로자대비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로, 최저임금의 1.2배 이하를 받는 근로자가 대상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최저임금영향률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다만 고임금 근로자 비율 등 기업별 임금 분포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산업 여건도 영향이 있다.

최저임금영향률이 5% 상승할 경우 업종별 생산성 변화를 보면 의복·의복액세서리·모피제품은 생산성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죽·가방·신발과 가구, 비금속광물 등도 마이너스가 됐다.
반면 금속가공과 자동차·트레일러, 1차금속, 식료품 등은 생산성이 개선됐다. 제조업 전체로는 생산성이 높아졌다.

최저임금영향률은 업종과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난다. 식료품과 의복은 20% 이상이고 석유정제, 기타운송수단 등은 5% 이하다.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30% 이상인데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은 5% 이하다. 최저임금영향률이 클수록 임금상승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고용증가율은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2014∼2016년을 보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시일용 근로자는 오히려 임금이 감소했다.
고용 측면에서 최저임금영향률이 큰 업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상용근로자에게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또, 사업체 규모별로는 작은 기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으로 모든 유형 근로자의 고용이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김규일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요소투입과 생산성 간 상관관계를 감안해서 생산성 추정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육승환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도 고용과 임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진 유통업 등 서비스업과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2017∼2018년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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