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습관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말이다.

습관은 한자로 習慣이라고 쓴다. ‘되풀이 해 익힌다’라는 뜻의 習(습)과 버릇을 뜻하는 慣(관)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우리 사전에는 ‘오랫동안 되풀이해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으로 풀이돼 있다. 慣(관)은 마음 심(心)과 꿸 관(貫) 이 합쳐진 말로 ‘마음이 하나로 꿰어진 것 같이 일관성 있게 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습관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의 많은 학자들이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잘 알려진 인물 중에 습관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의해 판명되는 존재다. 따라서 탁월함은 단일 행동이 아닌 습관에서 온다”고 말했다. 파스칼은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라고 했다.

이미 오래전 동양의 경전에도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경>에는 습여성성(習與性成), 즉 ‘습관이 오래되면 천성이 된다’는 성어가 실려 있다.

여기서는 특이하게도 습관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상나라의 명재상 이윤(伊尹)이 탕왕(湯王)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태갑(太甲)이 불의를 거듭하자 꾸짖는 대목에서 나온다. “그대의 불의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천성이 됐으니 도의를 따르지 않는 사람과는 가까이 할 수 없다(玆乃不義 習與性成 予不狎于弗順).”

재상이 왕의 잘못을 이처럼 단호하게 꾸짖는 것은 일반적인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윤은 태갑의 할아버지이자 상나라의 시조인 탕왕과 함께 나라를 일군 창업공신이다. 탕왕의 손자인 태갑이 감히 함부로 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윤은 태갑을 선왕의 묘 가까이에 있는 별궁에 머물게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3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낸 태갑은 ‘천작얼유가위 자작얼불가활(天作孼猶可違 自作孼不可活)’, 즉 ‘하늘의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재앙을 부르면 살아날 수 없다’는 뼈저린 자기반성을 하며 왕좌로 복귀할 수 있었다. 스스로 만든 불의한 습관을 고쳐 개과천선하는데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논어>에도 공자가 습관에 대해 말했던 것이 실려 있는데 좀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 즉 ‘사람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는 것이다. 공자의 이 말은 ‘타고나기를 나쁘게 태어나서 어쩔 수 없다’고 자포자기하는 사람에게 큰 가르침이 되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살아가면서 행하는 습관으로 인해 차이가 벌어지므로 변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에 대한 지적 거인들의 통찰을 보면, 사람은 스스로 만든 습관에 의해 좌우되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왜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하는지도 잘 알려준다.

<논어>에는 공자가 “지도자가 바른 길을 걸으면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던 것이 실려 있다. 맹자도 역시 “윗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아랫사람이 반드시 더 좋아하게 된다”라고 했다. 리더는 일상에서의 작은 습관을 통해 자신을 말해주는 존재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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