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OTA 경쟁 점입가경

여행업계에는 OTA(Online Travel Agency)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항공, 숙박 등 여행 관련 예약을 중개해주는 온라인 여행 중개 업체나 플랫폼을 지칭하는데요. 한마디로 여행을 중개해주는 일을 하는 겁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호텔 숙박권이나 항공권을 검색하면 만나게 되는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트립닷컴,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에어비앤비 등이 모두 글로벌 OTA들입니다.

이들 글로벌 OTA가 야금야금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면서 기존 여행사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행사는 주로 패키지 여행을 주력으로 하는데, 요즘 여행 트렌드가 개별여행이다 보니까, OTA와 같이 중개해주는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에 더 자주 접속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한국의 여행업계에도 OTA 때문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OTA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여행사 1위인 하나투어는 개별 자유여행 오픈마켓 플랫폼인 ‘모하지’를 지난 1일 새롭게 오픈했고, 네이버도 항공과 호텔 예약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현지 투어 관련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OTA 시장에 네이버와 하나투어가 여행가방을 싸고 도전의 길을 나선 겁니다.

네이버는 전문적인 여행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여행 상품을 기획할 수가 없죠. 대신 네이버와 계약한 수많은 업체의 판매 상품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노출하는 겁니다. 그래서 네이버 여행 예약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이드투어 전문 여행사와 항공, 호텔 티켓 전문 판매사 등 다양한 업체가 제공하는 항공, 숙박 가격과 여행 프로그램을 비교한 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요즘 네이버는 여행 서비스에 투자 확대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하나투어에서 출시한 모하지는 아웃바운드 여행업에서 잔뼈가 굵은 하나투어의 전 세계 현지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현지 교민과의 네트워크가 탄탄하기 때문에 개인 판매자들의 상품까지 특색 있게 더하고 있습니다. 모하지는 이달 중순에 투어팁스와 합병될 계획입니다.

투어팁스는 2012년 하나투어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무료 가이드북과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이 회사는 개별여행객의 항공과 호텔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어팁스의 콘텐츠와 모하지의 플랫폼이 결합해 OTA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겁니다.

OTA 시장은 전 세계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갑니다. 거액의 투자를 받지 못하면 아예 경쟁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결국 트래픽을 얼마나 늘리느냐의 싸움인데, 이게 결국 마케팅 비용 투자로 귀결됩니다. OTA의 고객은 전 세계인이기 때문에 한국은 ‘One of Them’입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케이케이데이(KKDAY)는 전 세계 80여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투자 받은 액수는 200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홍콩에 있는 클룩(KLOOK)도 3300억원을 투자받아 80여개국에 서비스를 합니다. 케이케이데이, 클룩 모두 아시아 전역에 현지 지사가 있고 현지 여행업체와의 네트워크도 탄탄히 만들었습니다. 대규모 마케팅 전략과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그야 말로 천하무적 온라인 여행 중개업체가 되는 거죠.

네이버와 하나투어는 거대하고 새로운 여행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각각 국내 포털 1위, 국내 여행업계 1위인 두 기업이 어떻게 OTA 경쟁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울지 지켜볼 일만 남았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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